대전 미룸갤러리, 내달 8일까지 '봄이 새긴 얼굴들'展

02- 횃불행진 22.5㎝ × 43㎝ 목판 1983
02- 횃불행진 22.5㎝ × 43㎝ 목판 1983
1980년 5월 18일 광주, 그곳의 사람들은 군사 쿠데타 권력에 맞서 폭거의 봄을 이겨냈다. 그들의 이름 하나하나가 모여 `민주주의`라는 또 다른 이름을 만들었다.

홍성담 화백은 민주주의라는 이름 아래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얼굴들을 새겼다. 광주민주화운동 38주년을 맞이해 내달 8일까지 대전 미룸갤러리에서 홍성담 화백의 오월판화 전시, `봄이 새긴 얼굴들 展`이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홍 화백의 목판화 50점이 전시되며, 오는 24일까지 25점의 작품이 전시되고, 오는 25일부터 내달 8일까지 나머지 25점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민주주의의 의미와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했던 우리들의 얼굴을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평범한 사람들이 평범한 이웃들이 들불처럼 일어나 광장에 서서 온 몸으로 군부의 총과 칼, 탱크에 맞선 현장을 오월 판화를 통해 만날 수 있다.

홍 화백의 오월 판화 속에는 우리들의 얼굴들이 살고 있다. 이 얼굴은 드라마로 보면 주인공은 아니다. 그렇다고 조연도 아니다. 굳이 말한다면 엑스트라 정도이다. 나라가 위태로울 때 내 이웃이 위험에 처했을 때 끝내 외면하지 못하고 바보같이 함께 했던 모습들이다. 그림 속 얼굴들은 특별함이라곤 없는 낯익은 얼굴들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언젠가 장터에서, 시장에서, 길모퉁이에서 만난 내 이웃의 얼굴들이다.

이런 얼굴들의 특징은 단순하고 명징하다. 너무 흔해 귀하게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다. `주역`에 `하늘은 귀하고 땅은 흔한 것이 많이 모여 산다`고 말한다. 이 말은 동학에서 `귀한 것이 귀한 것이 아닐 수도 있고 흔한 것이 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말과 연결된다.

홍 화백은 그런 얼굴들과 1980년을 잊지 않기 위해 우리들의 이웃의 얼굴을 역사에 새기는 작업을 했다.

우리들이 누군가에 의해 바보 같고 나쁜 얼굴이라고 생각한 얼굴들. 그 얼굴은 우리들의 얼굴이고 민주주의 얼굴이다.

김희정 미룸갤러리 대표는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처럼 이번 전시로 우리들의 역사 교육을 돌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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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대동세상 1 42㎝ × 55.5㎝ 목판 1984
26- 대동세상 1 42㎝ × 55.5㎝ 목판 1984
21- 깃발 34.5㎝ × 23.2㎝ 목판 1988
21- 깃발 34.5㎝ × 23.2㎝ 목판 1988
36 대동세상 2 41㎝ × 53.5㎝ 목판 1984
36 대동세상 2 41㎝ × 53.5㎝ 목판 1984

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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