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염지숙(42)씨는 지난해 말부터 대출이자부담에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아파트담보대출로 인한 이자 부담이 달마다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에는 금리가 4%를 웃돌기 시작하더니 최근에는 5%에 육박, 허리띠를 더욱 옥죄여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올해는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해 들어갈 돈이 유난히 많은데 내 집 마련의 꿈은 멀기만 하다.

염씨는 "대출이자가 최근 반년 사이 10만 원 가량 오른 것 같다"며 "가파르게 치솟는 대출금리에 서민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시장금리 상승으로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덩달아 치솟으면서 서민 대출자들의 가계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월 시중은행의 주담대 가이드금리가 5%를 넘어선 이후 일부 은행은 두 달만에 또 다시 5%를 넘어섰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이 8일 적용하는 혼합형 주담대 가이드금리(5년간 고정금리, 이후 변동금리)가 3.67-5.01%를 기록했다. 주요 시중은행의 주담대 가이드금리 상단이 5%를 넘은 것은 2개월 만에 처음이다. 다른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도 5%에 육박하고 있다. 같은 기준 신한은행은 3.79-4.90%, KB국민은행은 3.527-4.727%, 우리은행은 3.75-4.75%, KEB하나은행은 3.527-4.727% 등을 나타냈다. 금융권은 시장금리가 현 추세대로 상승할 시 나머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 상단도 조만간 5%에 도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처럼 주담대 금리가 상승세에 놓이게 된 데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속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되면서부터다. 미국 국채금리에 연동한 금리 상승현상으로 국내 시중금리도 영향을 받아 시중금리가 다시 치솟게 된 것이다. 이처럼 금리인상기가 지속되면서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 3월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상승시키는 등 추가 금리인상의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또한 금리상승현상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 성모(46)씨는 "금리인상기에 접어들면서 아파트담보대출을 받은 채무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소비생활은 물론 가계부담에 압박을 느끼고 있어 정부는 적극 나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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