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중일기

난중일기
난중일기
올해 이순신 장군(1545-1598) 순국 420주년을 맞아 `난중일기`를 친필 초서체로부터 정밀하게 옮겨온 번역본이 출간됐다.

저자는 난중일기를 가장 정확하게 번역하기 위해 대한민국 국보 제76호로 지정돼있는 이순신의 `친필 일기`와 `서간첩`, `임진장초`까지 세 가지 기록물을 섭렵하는 데 10년을 쏟아부었다. 이 세가지 기록물은 `난중일기`를 해석하고 후대에 편집된 난중일기를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다.

`친필 일기`는 편집되지 않은 진짜 일기로 이순신의 친필이기에 가장 중요한 원본이다. 또 이순신 장군의 친필 편지를 모은 `서간첩`과 장계를 모은 `임진장초`까지도 반드시 함께 살펴봐야 전쟁 시기의 이순신 장군의 일기와 삶을 이해할 수 있다. 그의 편지에는 일기에 미처 다 드러나지 않은 이순신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고 그의 장계에는 임진왜란 당시의 전투 장면, 전쟁 상황에 대한 객관적이고 구체적인 장면, 경영자 이순신의 고뇌가 상세히 그려져 있다.

지금까지 `난중일기`의 원문을 접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조선사편수회가 1935년에 간행한 일제 강점기의 `조선사료총간 제6집-난중일기초, 임진장초-` 혹은 2000년대 초부터 문화재청 국가기록유산 웹사이트에 올려와 있던 `난중일기`가 전부였다. 그러나 국가기록유산 웹사이트에 올려진 `난중일기`는 지난 해 오류가 발견되면서 현재 원문 텍스트가 내려져있다.

저자는 오류를 줄이기 위해 수년 간 `난중일기`의 원문 및 다양한 판본, 번역본들을 비교해 새롭게 번역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원본에서 판독하기 어려운 글자는 여러 번역본과 당시 시대상을 알 수 있는 사료들을 기반으로 이순신 장군의 의도와 가장 근접한 해석을 찾으려 노력했고, 각 판본에서 중복되는 날짜나 추가·삭제된 내용을 비교해 서로 어떤 차이를 지니는지 한눈에 알 수 있도록 했다. 특히 16세기의 모습을 최대한 그대로 반영하기 위해 풍부한 역사적 사료들을 활용해 각주를 달았다. 현대에는 쓰이지 않거나 쓰임새가 달라진 한자가 많았고, 같은 단어도 맥락 속에서 달리 활용되는 경우를 모두 찾아 기록했다.

예컨대 난중일기에는 `여진(女眞)과 잤다`는 표현이 나온다. 저자는 이 문구를 "이순신이 여자와의 잠자리를 즐겼다"고 번역한 것을 가장 황당한 번역사례라 했다. 저자는 이순신이 여자를 가까이했다는 다른 사례가 없을뿐더러 이 시기 여자와 관계를 의미하는 한자는 보통 `압(狎), 압(押), 근(近), 동침(同枕)` 등이었다는 점에서 해당 부분을 이순신이 여자를 가까이한 사례라고 번역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원문에 가장 가깝도록 `여진`으로 번역하고, 각 부분에 주석을 달아 오역의 사례와 올바른 번역의 근거를 함께 제시했다.

저자는 충무공 이순신의 영웅적인 면모가 아니라 `어떻게` 영웅이 될 수 있었는지에 방점을 찍었다.

저자는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가족과 부하를 사랑하고 조국과 백성을 사랑했던 이순신의 자세야말로 난세에서 나라를 구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며 "청렴한 삶을 추구했으나 주변의 시기로 인해 파직과 복직을 반복했던 이순신의 삶, 이념과 당파를 넘어서 공익을 추구하는 충무공의 정신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기"라고 전했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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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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