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제대로 읽어내기 위해서는 문자해독능력과 유창성, 이해력이 모두 갖춰져야 한다. 난독증은 대부분 문자해독능력부터 문제가 있다. 그런데 문자해독을 위해서는 뇌의 청각처리 능력이 발달되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음운인식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음운인식은 말소리를 정확히 구분해내고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렇기 때문에 청각처리능력에 문제가 있으면 음운인식에 문제가 생기고 문자해독에 어려움을 초래한다.

텍사스 대학의 연구팀은 난독증과 관련된 유전자로 알려진 DCDC2 유전자는 복잡한 언어의 청각적인 처리에 연관된 유전자임을 밝혀냈다. 이 유전자에 문제가 생길 경우 언어의 처리능력을 방해할 수 있으며 읽기능력에 장애를 나타낼 정도의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텍사스 대학의 마이클 길가드 박사는 이 새로운 발견은 이 유전자가 복잡한 언어의 정상적인 청각처리에 필요하다는 것을 증명한 첫 사례라고 말하면서 이 연구는 난독증의 원인 중 청각이론에 더 힘을 실어주는 연구결과라고 했다. 즉 난독증은 청각처리능력과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신경가소성이론의 대가인 마이클 머제니치 박사(Michael Merzenich)와 언어문제를 가진 아동들과 청각처리능력과의 관계를 심층적으로 연구한 폴라 탈랄 박사(Paula Tallal)는 난독증 아동들이 소리처리능력에서 일반 아동들보다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착안하여 읽기지도가 아니라 컴퓨터 기반의 소리처리훈련을 실시했다. 그 결과 읽기능력을 2년 이상 앞당겼다는 연구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 1996년 발표하기도 했다. 난독증 문제가 있는 사람은 청각처리에도 문제가 있으며, 이 청각처리능력이 개선되면 난독증이 개선된다는 것을 다시 역으로 증명한 것이다.

그런데 난독증이 소리처리능력의 어려움에서 시작됨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는 난독증 아이들에게 음운인식, 철자법 지도, 문자해독 등의 훈련을 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방법은 근본적인 원인을 다루지 않고 표층적인 훈련만 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그래서 난독증 아이들이 글을 배우고 읽을 수 있다 할 지라도 유창하게 읽고 내용을 이해하는 정도까지 발전하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난독증 개선을 위해서는 음운인식을 기반한 문자해독 훈련과 더불어 청각처리훈련을 위한 신경학적 훈련이 병행될 때 최선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상열 두뇌학습 컨설텐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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