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전 총리의 천안 재보선 등판 여부가 충청 여야 광역단체장 대진표 못지 않게 도민들 관심을 촉발시키고 있다. 그는 지난 달 16일 미국으로 출국해 체류한지 한달이 넘어가고 있다. 국내 `부존재`임에도 불구, 천안 재보선 선거구 1곳에서의 출마 가능성이 끊이지 않는다. 그를 유의미한 여론층이 떠받치고 있기 때문일 수 있고 아울러 그가 결심하면 승률이 올라갈 것이라는 전략적 판단도 가미돼 있을 수 있다.

천안 재보선을 대하는 태도와 인식 면에서 이 전 총리측 반응은 부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 이는 당내에서 모양새가 갖춰지고 얘기가 매끄럽게 진행되면 언제든 후보 신분으로 전환할 준비가 돼 있음을 방증한다 할 것이다. 그런 때문인지 지역의 보수 지지층은 물론 현역 정치인들 다수도 이 전 총리가 자발적으로 등판하든 당에서 전략적으로 투입하든 그의 정치복귀 지수를 높게 보고 있는 것 같다. 만일 이 전 총리가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 충청권 보수 진영 정치 볼륨이 커지는 효과가 수반된다. 사실 여야를 불문하고 충청 현안과 관련해 중앙 정치무대에서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지 못해 왔음을 부정할 수 없다. 여당 정치인들은 몸 사리느라 바쁘고 보수 야당 정치권은 당내 권력지형에서 멀어져 있어 말발이 먹힐 처지가 못 된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총리 미국 체류 기간이 길어지고 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면 이 전 총리라는 재보선 카드가 힘을 잃을 수도 있는 문제다. 이 전 총리 입장에서 1차 걸림돌은 당 지도부일 수 있다. 그 쪽에서 공연히 잠재적인 당권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거나 주변부에서 부추긴다면 이 전 총리 출마는 무력화될 수밖에 없을 듯하다.

덧붙이면 지역 정치권이 이 전 총리측과 당 사이에서 능동적인 매개자 역할을 담당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충남지사 공천 난항 때 동력을 제공했듯이 그의 재보선 등판과 관련해 분명한 집단의사를 확인시켜줄 필요성이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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