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스데이 걸

"당신은 스무 살 생일에 무얼 했는지 기억하나요?"

소설은 한 여성의 회상에서 시작된다. 스무 살 생일을 맞은 여자 주인공은 생일날인 그날도 여느 때처럼 이탈리안 식당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한다. 그런데 입사 이래 십 년 동안 한 번도 아픈 적이 없던 플로어 매니저가 갑자기 병원에 실려 가고, 그녀에게 부탁을 남긴다. "정확히 8시가 되면 사장님이 계시는 608호실에 저녁을 가져다 줘" 사실 식당 사람들 사이에서 사장님은 굉장히 미스터리한 존재였다. 플로어 매니저 외에는 누구도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없고 어째서인지 매일 저녁 그게 어떤 형태이든 치킨 요리만 고집하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저녁 8시를 앞두고 주인공 소녀는 저녁식사를 나른다. 그리고 한 노신사와 마주하게 된다. 어째서인지 노신사는 소녀에게 몇 살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실은 오늘이 스무 살 생일이에요" 소녀의 대답에 노신사는 건배를 제의하며 소원을 묻는다. 스무 살 생일날 밤, 조용한 건배가 끝나고 그녀에게 특별한 일이 벌어진다.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는 "때때로 나는 벌써 이 나이가 되어버려서 생일이 와도 요만큼도 기쁘지 않다는 식의 말을 하는 사람이 있다"며 "하지만 그때마다 `아니, 이건 그런 문제가 아니에요. 나이를 먹는다든가 먹지 않는다든가 하는 문제가 아니라, 생일이라는 것은 당신에게 일 년에 딱 하나밖에 없는 정말로 특별한 날이니까 이건 좀 더 소중하게 여겨야지요. 그리고 유례를 찾기 힘든 그 공평함을 축복해야지요`라고 반문한다"고 말했다. 책장을 닫는 순간 올해 나의 생일은 언제일 지 달력을 살펴보며 생일 계획을 세우게 될 지도 모른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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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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