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탐사기] 세종과학기지 월동연구대 장도에 오르다

2018-03-29기사 편집 2018-03-29 08: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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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2017년 30번째 월동 연구대가 세종기지가 파견됐다. 월동대원은 총17명으로 대장과 총무 그리고 지질분야 연구원은 극지연구소에서 파견됐고, 나머지 14명은 외부에서 모집했다. 2016년 4월 전국의 지하철과 일부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월동대 모집 공고를 냈다. 모집분야는 해양, 대기, 생물, 고층대기 연구 분야와 기계설비, 발전, 전기, 중장비, 통신, 의료, 조리, 해상안전, 기상 분야이다. 기지 유지를 위해 최소로 필요한 분야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분야는 지원자가 수십명에 달해 선별에 애를 먹은데 반해, 어떤 분야는 지원자 수가 적어 모집 공고를 다시 내기도 했다. 대원선발은 월동대장으로서 가장 긴장되고 중요한 순간이다. 15분 얘기해 보고 1년 동안 고립된 극한의 환경에서 서로를 이해해 줄 수 있는 넓은 아량 뿐 아니라 전문성을 겸비한 대원을 선발해야 하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해 선발은 했지만 운이 많이 좌우한다고 할 수 있는데, 지나고 보니 필자의 경우는 정말 운이 좋았다. 대원들 모두 기대 이상으로 잘 해 주었기 때문이다. 전문성과 인성을 두루 겸비한 17명의 정예 30차 월동 대원이 만들어졌고, 정밀 건강검진도 모두 통과 했다. 9월에는 부산에서 1주일간 극지 적응 훈련을 하며 대원들 간 서먹함을 해소하기도 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 11월 공항에서 가족들과 동료들의 위로와 아쉬움을 뒤로한 채 남극을 향한 장도의 길에 올랐다.

세종기지는 북미를 경유해 가는 루트와 유럽을 경유해 가는 루트가 있는데, 최근엔 비자가 필요 없는 유럽을 경유해 가는 루트를 더 선호한다. 비행시간만 30시간이 넘기 때문에 중간에 숙박을 하고 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프랑스 파리와 칠레 산티아고를 거쳐 칠레 최남단 항구도시 푼타아레나스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남극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위해 대기해야 한다. 세종기지는 남극의 저기압이 수시로 생기고 이동하는 위치에 있어서 항상 흐리고, 안개 끼고, 비 내리고, 때로는 태풍 수준으로 바람이 심하게 부는 곳 이다. 저기압이 통과하는데 보통 3-4일 걸리기 때문에 저기압과 저기압 사이의 맑은 날에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기회를 잡기란 쉽지 않다. 날씨가 이렇게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비행기 출발 시간도 수시로 변한다. 새벽에 출발하는 경우도 있고, 며칠씩 대기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때로는 숙소에서 푼타아레나스 공항까지 갔다가 비행기에 짐 다 싣고 출국 수속 마치고 출발 직전 남극의 날씨가 악화되어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푼타를 출발해서 남극 활주로 근처까지 갔다 착륙하지 못하고 되돌아오는 경우도 있다. 30차 대원들은 하루만 대기하고 예정대로 남극에 들어갈 수 있었다. 지극히 운이 좋은 경우다.

남극으로 가는 비행기에서는 만감이 교차했다. 기지를 어떻게 안정적으로 운영해야 할지 또 대원들의 건강관리는 어떻게 해야 할지 등등. 1년 동안 맡은 바 임무를 잘 마치고 대원들을 건강하게 부모형제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겠다는 다짐도 했다. 필자는 월동 경험이 없기 때문에 유경험자들의 많은 조언과 그때그때 최선의 판단에 따를 수 밖에 없었다. 날씨가 맑아 남극의 활주로가 한눈에 들어왔다. 활주로는 남극 반도 북단의 킹조지섬에 위치해 있다. 세종기지까지 가려면 공항에서 부두로 이동 후, 부두에서 고무보트를 타고 30분 정도를 더 가야 한다. 공항에서 부두까지는 차로 가거나 노면상태가 좋지 않을 경우 걸어서 가기도 한다. 날씨가 좋아서 29차 대원들이 공항까지 우리를 마중 나왔다. 입남극 때 이렇게 좋은 날씨는 흔하지 않다는 29차대 대장님의 얘기를 듣고 당시는 잘 몰랐는데 남극 생활을 좀 해 보니 충분히 이해가 됐다. 무사히 세종기지에 도착해 29차 대원들로부터 분야별로 인수인계가 이루어졌고 2017년 12월 초부터 본격적으로 30차대가 기지 유지 임무를 넘겨받았다. 김성중 극지연구소 책인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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