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나쁨. 지난주 말 대표적인 기사 제목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나라는 미세먼지로 몸살을 앓고 있다. OECD는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서 2060년 경 미세먼저를 포함한 대기오염으로 인해 연간 사망자가 가장 많은 국가로 중국, 인도 다음으로 한국을 꼽고 있다. 더욱이 이 미세먼지가 건강관련 비용(health costs)을 발생시키고, 낮은 노동생산성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에도 영향을 준다고 지적되었다. 이런 예상을 떠나 당장 주말 나들이도 불편하고, 부모의 아이들 건강 걱정이 많은 게 사실이다.

미세먼지는 무엇인가? 환경부에 따르면 먼지란 대기 중에 떠다니거나 흩날려 내려오는 입자상 물질을 말하는데, 석탄·석유 등의 화석연료를 태울 때나 공장·자동차 등의 배출가스에서 많이 발생한다고 되어 있다. 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총먼지(TSP; Total Suspended Particles)와 입자크기가 매우 작은 미세먼지(PM; Particulate Matter)로 구분한다. 미세먼지는 다시 사람의 머리카락 지름보다 1/5-1/7인 PM10와 그 보다 더 작은 PM2.5로 나뉜다고 한다.

이러한 불청객은 어디서 오는가? 고등어가 미세먼지를 발생시킨다는 우스운 기사도 있었지만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제조업 연소로 발생하는 미세먼지 비중이 절대적이다. 2014년 제조업 미세먼지(PM10)가 우리나라 전체의 약 61%였다. 특이한 점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자동차로부터 발생하는 미세먼지보다 비도로 이동오염원, 즉 도로가 아닌 부문에서 더욱 많이 발생된다는 것이다. 비도로 부문 중 가장 많은 미세먼지를 발생시키는 것이 공교롭게도 선박이다. 선박으로부터 발생하는 미세먼지는 도로이동오염원의 주범인 화물차 보다 많다.

국제 비영리 환경단체인 미국 천연자원보호위원회(NRDC; Natural Resources Defense Council)는 일정한 가정 하에 컨테이너선박 1척의 미세먼지 배출량이 트럭 25만대와 같다고 지적한 바 있다. 이러한 지적에 따라 각국의 항만도시를 중심으로 선박에 대해 배출가스통제(Emission Control Area)를 하는 국가도 있다. 유럽, 미국, 홍콩, 중국 등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국가 간 운송을 하는 선박에 대해서는 UN산하 국제해사기구(IMO)에서 국제적 제도를 만들어 이를 규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국가 간 운송을 하는 선박들은 국제적인 규제 제도를 맞추지 못하면 운항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이를 충족하고자 노력을 해야 한다.

결국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항만 사이를 오가는 선박에 대한 규제가 중요하다. 이러한 선박을 연안선박이라고 한다. 이들 선박은 우리나라 항만 간에 화물이나 여객을 실어 나르는 역할을 한다. 공교롭게도 이러한 연안선박에 대한 환경규제가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국가 간 운송을 하는 선박은 국제적인 제도에 맞추어 문제가 줄어들 수 있으나 연안선박은 그렇지 못하다. 2016년 우리나라 연안선박은 화물선 2076척, 여객선 167척에 달한다.

연안선박에 대한 친환경 노력은 그동안 늦추어진 이유가 있다. 연안선박을 운항하고 있는 기업들은 몇몇 기업들을 제외하곤 선박 1-2척을 보유한 영세사업자로 친환경 노력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 또한 국제적인 강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연안선박에 관심이 덜했다고 볼 수 있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는 하나 마땅한 규제 제도도 갖추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재원을 투입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일 것이다. 즉 연안선박에 대한 환경규제의 필요성이 밝혀지고, 수단이 있어야 이에 맞추어 기업도 재원을 부담하고, 정부도 지원의 근거로 삼을 것이다.

연안선박 외에 우리나라 항만에 오가는 연안어선은 4만 척이 넘는다. 환경규제를 서두르기 보다는 이들로부터 발생하는 대기오염에 대한 정보를 정확하게 수집하는 체계를 만들어 공개해야 한다. 국민의 환경권을 보장해야 하는 정부나 오염원인 선박의 소유주도 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김태일 KMI 해운정책연구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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