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에 나선 일부 예비후보들의 대형 복합테마파크 유치 공약을 놓고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대형 복합테마파크 유치는 더불어민주당 이규희 전 천안갑위원장이 먼저 불을 지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14일 천안역 지하상가에서 가진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기자회견에서 "독립기념관 일대에 제2의 에버랜드를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이 전 위원장은 "독립기념관에 국민들이 많이 와야 한다"며 "제2에버랜드 유치로 쉼이 공존하는 환경을 조성해 독립기념관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으로 19일 천안갑 국회의원 재선거 출마를 선언한 이정원 전 천안시의회의장은 디즈니랜드 유치로 맞불을 놓았다. 이 전 의장은 "동부권은 청주공항 이용으로 중국 시장과 가깝고 제2경부고속도로 건설로 가까운 곳에 인터체인지가 또 생긴다"며 "디즈니랜드 유치로 3-4만 명 고용을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제2 에버랜드와 디즈니랜드 유치 공약에 주민들은 기대와 우려가 교차했다. 목천면 주민 윤모(63)씨는 "독립기념관이 세워지고 인근에 천안종합휴양관광지가 들어섰지만 지역 발전은 여전히 답보상태"라며 "제2 에버랜드나 디즈니랜드가 유치된다면 지역 성장의 새로운 전기가 되고 경제 활성화에도 큰 도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북면 주민 박기남(49)씨는 "대형 복합테마마크가 유치된다고 주민 삶의 질이 높아질지 의문"이라며 "대규모 개발행위로 자연환경 훼손이 불가피하고 주민들은 정작 휴일이나 주말마다 심각한 교통난에 시달려 주거환경이 뒷걸음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약의 실현가능성도 논란거리이다. 지역대학의 한 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용인 에버랜드와 천안은 한시간여 거리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며 "기업이 비슷한 권역에 제2의 에버랜드를 건설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광경영전문가는 "일본과 중국에만 있는 디즈니랜드의 한국 진출 가능성을 감안해도 천안은 땅값 등 부지 확보의 어려움으로 적지가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후보들은 복합테마파크 유치 공약의 실현 방안에 원론적인 답을 내놓았다. 이규희 예비후보는 "당선되면 대기업의 사회공헌사업으로 삼성에 명분을 주겠다"고 말했다. 이정원 예비후보는 "시간은 걸리겠지만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가서 디즈니랜드 유치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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