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대망론의 선두주자로 차기 대선의 유력후보로 거론돼 왔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의혹은 더 큰 충격을 줬다. 반듯한 이미지와 호감가는 외모, 자신의 철학을 보여주는 말투 등 으로 여성 유권자들에게 큰 인기를 모았다. 안 전 지사를 바라보는 많은 충청민들은 그동안 중앙정치무대에서 변방으로 있었던 충청이 주류로 우뚝 서는 모습을 상상해왔다. 그런 그가 자신의 수행비서를 성폭행했다는 것은 충격을 넘어 공포와 분노를 가져다 줬다. 항상 약자와 여성들에 대한 인권을 강조해 오던 안 전 지사의 성폭행 의혹은 상상조차 어려운 일이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 도지사로 당선된 안 전 지사는 8년간 도정을 이끌면서 자신만의 성을 쌓고 자신만의 권력을 누린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피해자 역시 안 전 지사의 말과 행동을 거부할 수 없는 신적 존재로 표현했다. 피해자는 이 같은 사실을 방송을 통해 밝힌 이유가 자신에게 불어닥칠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할 정도였으니 충남도에서 안 전 지사의 위세와 권력이 엄청났던 것으로 보인다.
오늘 전직 대통령으로서는 다섯번째로 이명박 전 대통령이 검찰에 소환됐다. 이 전 대통령은 대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의혹과 다스 실소유주 의혹 등 제기된 의혹만 20여 가지에 이른다. 전직 대통령의 수난을 보면서 국민들은 권력의 무상함을 느낄 것이다. 재임시절 휘두른 권력이 부메랑이 돼 날아오는 게 아닌지 싶다. 누구도 권력을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1조를 명심해야 한다. 더 이상 권력자들이 포토라인에 서는 일이 없기 기원한다.인상준 서울지사 정치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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