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자는 논어 `위정(爲政)`편에서 사람 보는 세 가지 방법을 제시한다.

첫번째 방법은 시기소이(視其所以)이다. 수려한 외모나, 화려한 언변, 사회적 지위에 현혹되지 말고, 그가 행동하는 바를 살펴보라고 한다. 두번째로는 관기소유(觀其所由). 어떤 행동을 했을 때 어떤 이유에서 그렇게 하는지 동기를 꿰뚫어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세번째 방법은 찰기소안(察其所安). 상대의 행동이나 말이 왜 그런지 알게 됐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 그렇게 행동하며 편안해 하는지를 살펴 헤아리라고 조언한다. 자신의 모습을 숨기기 위해 동기마저 꾸며 행동하는 사람은 어느 순간 편안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 마련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선거 정국을 강타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여성 성폭행 파문은 충남도민들과 그를 지지한 지지자들에게 연일 충격과 허탈감을 안겨주고 있다. 그동안 언론에 비친 이미지와는 전혀 다른 행동에 제대로 속았다는 `배신감`, 사람을 잘 못 봤다는 `자책감`에 충청 대망론의 폭망이라는 `무력감`까지. 덩달아 `친절하고 젠틀한 사람들도 이제는 믿지 못하겠다`는 안희정 후유증 까지 생길 판이다.

안 전 지사는 그동안 수려한 외모와 화려한 언변으로 만나는 사람으로부터 호감을 얻었다. 거대 담론에 치우친 알아듣기 힘든 화법으로 좌우의 이념을 뛰어넘는 대한민국의 새로운 민주주의를 주창하는 듯 착각을 불러일으켰다. 홍보성 인터뷰와 환심을 살 수 있는 외부 특강으로 자신이 썩 괜찮은 사람인 양 스스로의 행동에 가치를 부여하기도 했다. 특히 유력 대권 주자에서 도지사로 되돌아 왔을때는 이미 권력에 취해 `불통 행보`를 보였다는 게 도청 안팎의 목소리다.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자의 최후는 이렇게 짧은 순간 드러난다.

석달 후면 지역을 위해 일할 일꾼을 다시 뽑아야 한다. 방법을 알았으니 이제는 실천할 일만 남았다. 그 방법은 공자의 조언처럼 겉으로 보이는 모습을 경계해 행동을 시(視)하고, 그 행동의 동기를 관(觀)하며, 그 행동이 편안해 보이는지 찰(察)하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과 본성은 숨긴다고 숨길 수 없음이 이미 안희정 전 지사 사건으로 드러나지 않았는가. 원세연 지방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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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세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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