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궐과 수도 계획 전반에 대해 연구해온 장지연(대전대 역사문화학과) 교수는 이 책에서 `새로운 권력과 그 권력이 행사되는 공간은 어떠해야 하는가`를 문제의식으로 경복궁과 한양의 초기 모습에 주목한다. 새 권력이 만든 공간이었기에 그 권력의 성격과 의도를 잘 드러내기 때문이다. 태조대의 한양천도와 정종대의 개경천도, 그리고 다시 태종대 한양 재천도의 과정을 통해 수도 한양과 법궁 경복궁은 제 모습을 드러낸다.
장지연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흔히 거론되는 구체제란 것이 불과 십 수 년, 길게 늘려 잡아 봐도 반세기 정도밖에 되지 않은 것임을 생각해 볼 때 조선인들이 맞닥뜨렸던 구체제의 두께가 얼마나 두꺼웠는지 익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구체제를 청산하며 새로운 권위를 세워 나간 과정이,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앞두고 비슷한 고민을 하는 우리에게 여러 시사점을 준다"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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