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인터뷰] 우종재 서산시의회 의장 의정활동 계획

6·13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우종재 서산시의회 의장(재선)이 의정활동 소회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계교 기자
6·13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한 우종재 서산시의회 의장(재선)이 의정활동 소회와 향후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박계교 기자
`박수칠 때 떠나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그 말을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나 정치인들은 자타 의지에 따라 정지를 위한 브레이크를 밟기가 더 어렵다.

서산시의회 우종재(자유한국당, 부석·인지·팔봉면) 의장이 일찌감치 6·13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재선의 우 의장은 지역구의 탄탄한 지지로 3선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자신보다는 시 발전을 위해 더 젊고, 더 유능한 후배들이 일할 수 있도록 길을 터주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다.

박수 받고 떠날 우 의장을 만나 의정활동 소회와 계획 등을 들러본다.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는데 앞으로 어떠한 계획을 갖고 있는가

"지방공무원으로 32년 넘게 재직했다. 이후 다시 시민들의 부름을 받아 제6-7대 서산시의회 의원으로 일했다. 제7대 후반기 의장까지 했다. 능력이나 리더십 등 여러모로 부족함이 많음에도 시민 여러분으로부터 너무나 과분한 사랑을 받았지 않나 항상 생각하고 있다. 여기서 더 다른 욕심을 부리는 것보다는 남은 임기를 잘 끝내고 일상으로 돌아가 그동안 지내온 시간을 되돌아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시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과분한 성원에 보답할 봉사의 기회가 있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주저하지 않고 힘을 보태겠다."

-의정활동을 하며 아쉬운 점과 보람 있었던 일은.

"나름대로 소신 있게 의정활동을 다했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서산바이오웰빙연구특구 사업이 그 중 하나다. 사라질 뻔 했던 이 사업이 시와 의회, 지역주민 등의 다각적인 노력으로 부활됐다. 그러나 이 사업은 현재 처음 기대했던 바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등 추진 과정에서 난항을 겪고 있다. 거시적인 관점에서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끊임없는 대화와 논의가 필요하다.

반면에 의정활동을 하며 보람 있었던 일은 시민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된 활동이다. 전국 최초로 서산시 이통장의 임무와 실비 변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 조례안 발의를 통해 시 예산 범위 내에서 이통장이 월 1만 원 이하의 통신 실비를 지원받을 수 있도록 했다. 작은 도움이지만 마을을 위해 봉사하시는 분들께 사기를 진작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제7대 서산시의회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제7대 후반기 의정활동 성과를 정리한다면.

"`현장 속에 답이 있다`는 철학을 갖고 시민의 삶 속으로 찾아가는 의정을 펼쳤다. 지난해 △가뭄피해 현장 △논 대체작목 전환 지역특산단지 조성시범 현장 △신송저수지 용수개발사업 현장 △대산항국제여객터미널 사업 현장 △대죽폐수종말 처리시설 △공공비축미 매입 현장 등 회기와 비회기를 구분하지 않는 현장 활동으로 적시성 있는 조치를 이끌어 냈다.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입법 활동으로 시민의 복리 증진에 기여했다. 서산시의회는 지난 3년여 간 약 90건 이상의 조례를 발의했다. 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해 맞춤형 지원 조례 등으로 장애인, 노약자 등 모든 사람이 편리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고자 노력했다.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해 각종 결의문과 성명서를 발표했다. △상시 가뭄해소를 위한 대체수원 확보 촉구 결의문 △가뭄 특별재난지역 선포 촉구 결의문 △대산지역 대기보전특별대책지역 및 대산연안 특별관리해역 지정 촉구 성명서 △대산공단 입주기업의 상생발전 노력 촉구를 위한 성명서 △공공비축미 매입대금 지급 촉구 성명서 등 시민의 입장에서 시민과 함께 고민하고 목소리를 냈다.

특히 김영란법 적용대상에서 우리 농수축산물 제외를 촉구하며 발표한 성명서를 전국 최초로 채택해 항간의 주목을 받았다."

- 의정활동 중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본회의 수화통역 서비스다. 그동안 청각장애인들은 의사소통이 어려워 정보 취득과 의정참여 기회가 많이 제한되어 왔다. 청각 장애인의 알권리 보장과 의정참여 확대를 위해 본회의 진행상황을 수화 통역으로 실시간 제공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정책은 곧 시민 모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SNS 실시간 본회의 중계를 시작했다. 이 또한 시민의 알권리를 충족하고 의정활동의 투명성을 높이는 기회가 됐다. 앞으로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소통의 채널을 다변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

-서산시민의 행복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가장 필요한 일이 무엇이라고 보는가.

"이제는 미래지향적 가치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할 때이다. 서산시는 그동안 도시 기반시설과 시민들의 쾌적한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을 기울여 왔다. 서산갯마을로 불리던 예전의 서산과는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다.

다만 대산지역의 환경오염이 갈수록 악화됨에 따라 주민들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대산지역 환경오염과 주민 피해 현황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함께 대책 마련이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이다. 환경과 견줄만 한 것이 안전이다. 얼마 전 제천 화재 참사에서 봤듯이 안전을 담보하지 않고는 모든 것이 모래성이나 다름없다. 안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고, 비용이 아니라 투자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우리의 아이들이 안심하고 자랄 수 있는 서산을 만들기 위한 공동체적 노력이 요구된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를 맞아 노인빈곤 등 노인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 중이다. 9년 후면 노인인구 1000만 시대를 맞게 된다고 한다. 우리 서산시도 이미 지난 연말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16.9%를 넘으며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뿌리가 없는 나무가 없듯이 어르신들이 계시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을 수 있다. 어르신들을 돌보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도리다. 인생 100세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는 만큼 젊은 층 못지않게 어르신들에 대한 최고의 복지도 일자리 아닌가 생각한다. 일을 통한 사회참여는 빈곤, 질병, 상실감을 예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경로당과 같은 어르신들을 위한 공간의 대폭적 확충이 필요하다. 편하게 말할 수 있고 같이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것은 어르신들에게 커다란 행복으로 다가갈 것이다. 어르신을 공경하고 효를 실천하는 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한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것만은 꼭 이뤄졌으면 하는 일은.

"서산시는 쌀 생산량 충남 1위, 전국 3위를 차지하는 도·농 복합도시이다. 전체 인구의 20% 정도가 농업에 종사하고, 농업이 지역경제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그럼에도 농업을 둘러싼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어 가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농업인들이 큰 어려움을 겪었다. 안정적인 농업용수와 공업용수 확보를 위해 아산·삽교·대호호 수계연결사업, 해수담수화사업 등이 속히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이러한 사업은 서산시의 의지와 재원만으로 추진할 수는 없는 일이다. 충남도와 중앙부처의 정책적 의지가 중요하다. 농업인들의 의지와 상관없이 자연재해로 인해 한 해의 농사를 망치는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와 대책이 하루빨리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새해를 맞아 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술년(戊戌年) 황금 개의 해를 맞아 국가경제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시민들의 살림살이가 한결 나아지길 기대한다. 지난해에는 대내외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우리 서산시는 많은 가시적 성과를 이뤄냈다. 시민 여러분 지혜와 협조 덕분이다. 올해는 그동안의 성과를 바탕으로 더 큰 미래로 도약하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해이다. 시민 여러분께서 서산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여정에 늘 함께해주셨으면 한다. 제7대 서산시의회는 늘 시민 여러분과 동고동락(同苦同樂)할 것을 약속드린다. 개원 당시 약속드렸던 `소통하고 배려하는 열린 의회`라는 목표를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 올해에도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 부탁드린다."

대담=정관희 서산주재 국장·정리=박계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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