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祝祭)는 축하하는 날이라는 뜻인 축일(祝日)과 제사를 지내는 날이라는 뜻인 제일(祭日)이 합하여진 낱말이다. 전통적으로 집단의 결속을 위해 하늘에 제사를 지내며 감사하는 날 정도로 해석이 가능하겠다. 또한 축제의 전통적 특성 및 의의는 비일상적 특별함, 이상사회에 대한 동경 및 공동체 구성원 사이의 연대감 구축, 주기적 연속성에 따른 유·무형 문화의 전승 등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적·공간적 제약이 현저히 축소된 현재 우리의 삶에 있어서 축제는 제천의식과 통과의례의 의미보다는 놀이(Entertainment)와 경제적 측면이 강화되고 있는 것 또한 부정할 수 없다. 범세계적으로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그랬고 지역적으로는 빙어축제 등 수많은 행사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민국은 정치·사회적으로 갈등과 반목의 상황에서 대동단결의 가능성을 보여주었고, 전세계적으로 우리나라의 시민성숙도를 보여주는 놀라운 축제를 치렀다. 2017년 5월, 오랜 세월 쌓여 있었던 계층 간 불신과 이기심을 극복하고 제19대 대통령선거를 장미축제처럼 만들었다. 지난겨울 추위라는 장벽을 넘어서 꽃을 활짝 피운 선거는 국민 모두에게 축복이었고, 또 우리 모두는 축제처럼 즐겁고 경건하게 맞이했다. 손바닥에 손등에 얼굴에 기표하고 투표소 앞에서 인증 샷을 찍었던 국민들, 가족 모두가 SNS를 통해 축제에 참여하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이었다.

선거를 축제로 만들어가야 한다. 우리는 지난 해 그 가능성을 충분히 보았다. 진보로 대표되는 촛불집회 참여자와 보수로 대표되는 태극기집회 참여자는 모두 우리 국민이다. 우리 지역 주민들이다. 방법은 다양하지만 목표는 모두 같다. 우리 가족이 행복하길 바라며, 우리 사회가 건강하고 정이 넘치고, 우리나라가 정의롭고 강성하길 바란다. 그 가치를 위해 우리 모두는 장미대선에 참여했으리라.

이제 선거라는 커다란 마당에서 대결과 반목이 아닌 화합과 참여를 통해 행복한 우리 동네를 만들어 가야 할 때다. 2018년은 복지, 환경 등 생활주변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모색함으로써 지역 주민의 참여를 활성화하는 동네 민주주의, 참여와 소통을 통한 사회적 갈등 해소와 공동체 정서 회복 등 지역사회가 가꾸어 가야 할 생활 속의 민주주의, 이러한 아름다운 가치를 우리는 선거를 통해 실현할 수 있으리라 희망해 본다. 박종빈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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