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발표된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대전에서 둥지를 틀지 못 하고 타지로 빠져 나가는 인구 유출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4분기에만 5200여 명의 순(純)이동자 수를 기록해 전출자수가 전입자를 능가했다. 그 결과 전입자를 전출자로 나눈 값인 순이동률이 -0.35%를 찍음으로써 달갑지 않은 전국 3위에 올랐다. 문제는 추세상 대전 엑스더스(exdos)가 현재 진행형이라는 사실에 있다. 실효적인 중장기 대책이 따르지 않는다면 탈(脫)대전 행렬을 강 건너 불 구경하듯 해야 할지 모른다.

최근 4년간 대전을 떠난 인구유출 규모는 6만 2000명 선으로 집계되고 있다. 작년에만 1만 6000여 명이 짐을 쌌고 전년도인 2016년에는 1만여 명이 전출해 나간 것으로 통계에 잡혔으며 그 한 해전인 2015년에는 2만 600명이 대전을 등지면서 최고치를 세웠다. 지난 2016년부터 2년 동안은 매 분기별로 인구수가 꾸준히 줄어드는 양태를 보였다. 들어오는 숫자보다 나가는 숫자가 늘 우위에 있었음을 방증하는 수치이며 그러다 보니 이런 인구 유출 현상이 구조화 단계에 접어든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감이 든다. 또 하나 비관적인 경제지표로 취업자수 추이가 꼽힌다. 지난 해 매분기별로 역주행을 했음은 물론이고 특히 2, 3, 4 분기 내리 -10% 대로 급락함으로써 대전에서 취업하기가 매우 고된 현실을 반영하고 있다.

도시경쟁력은 인구 규모와 떼어놓고는 설명하기 어렵다. 역내 내수 경기와 지방 재정을 키우는 세수 부문도 상당한 사이즈의 인구수를 보유해야만 그런대로 굴러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대전의 인구수가 뒷걸음치는 것은 안 좋은 시그널이다. 수·출입, 소비자 물가, 취업률 등 지역경제지표 및 교육, 문화, 복지 등 면에서 앞서나가지 못하면 도시는 매력을 잃고 만다. 인접 세종시 영향이 없지 않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우선 정책적 단위에서 발전 동력을 확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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