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여성 김모씨는 최근 들어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됐다. 심지어 새벽에도 소변을 보기 위해 여러 번 잠에서 깨는 경우도 잦아졌다. 소변을 덜 보기위해 물이나 음료를 적게 마셔보기도 하고 수분이 많은 과일도 먹지 않았지만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다. 사람들을 만나도 갑자기 생기는 요의 때문에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꺼려졌고 최근에는 우울증마저 생겼다. 병원을 찾은 김씨는 `과민성방광`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평범한 주부에게 찾아온 커다란 불편함, 과민성방광에 대해 김홍욱 건양대병원 비뇨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자세히 알아본다.

◇과민성 방광 이란= 병명 그대로 방광이 예민해 방광에 소변을 저장하는 동안 본인의 의사와 관계없이 방광근육이 수축해 급하게 요의를 느끼고 소변을 자주 보는 증상을 말한다. 소변을 하루 8회 이상 보는 `빈뇨`,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절박뇨`, 밤에 소변을 보기위해 1회 이상 일어나는 `야간 빈뇨` 등이 여기에 속한다. 또한 수술, 출산으로 인한 신경손상, 뇌졸중, 뇌종양, 파킨슨씨병 등 신경계이상이 있거나 전립선비대증, 요도협착 등의 질환이 있을 때 발병할 수 있다.

주로 고령층에서 자연적인 노화 현상으로 알려져 있던 과민성방광이 최근에는 스트레스가 많은 20-30대에서도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특히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방광근육이 과하게 반응해 생기는 비정상적 수축으로 인해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원인이 규명된 것은 아니다.

◇과민성 방광의 치료= 근본적인 치료는 방광기능을 정상적으로 회복시키고 나쁜 배뇨습관을 고치는 것이다. 보통 3-6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치료법은 약물요법이다. 방광의 감각을 둔하게 해주는 약제가 주로 사용되지만 구강건조나 변비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반드시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생활요법을 병행 시 효과가 더 좋다.

생활요법은 케겔운동, 배뇨훈련, 수분 섭취가 `3대 수칙`이다. 한 번에 10초씩 항문에 힘을 줬다가 빼는 케겔운동을 수시로 반복하고, 배뇨일지를 기록하면서 스스로 소변이 마려운 증상을 참아 배뇨간격을 조금씩 늘려가는 배뇨훈련을 시행한다. 처음 일주일 동안은 1시간 간격으로 소변을 본 다음 1주일 단위로 30분씩 늘려 배뇨 간격이 4시간이 될 때까지 실시한다.

낮에는 2~3시간에 한 번씩 일정한 시각을 정해두고, 소변이 마려워도 참았다가 그 때만 본다. 땀으로 수분 배출이 많아지는 여름에는 소변 색깔이 투명한 옅은 갈색이 될 정도로 물을 마셔야 한다. 수분이 몸에서 빠져나가는데 물을 안 마시면 소변 농도가 짙어져서 방광이 더 자극받기 때문이다. 또 변비가 있으면 직장의 딱딱한 변이 방광을 눌러 증상을 악화시키므로, 변비를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방광을 자극하는 술, 탄산음료, 카페인함유제품 등 음식이나 이뇨효과로 소변을 자주 보게하는 음식의 섭취를 줄인다. 체중조절과 금연은 필수다. 과민성방광 환자는 약물요법으로 대부분 호전된다. 하지만 약물치료로 효과가 없는 경우 수압을 이용한 방광 확장, 신경차단 및 방광성형술 등의 수술도 시행할 수 있다.

◇요실금 및 방광염과 차이= 국제요실금학회는 요실금을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오줌이 새는 배뇨이상으로 사회적 활동 또는 위생상의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정의하고 있다. 발병 원인에 따라 기침을 하거나 웃을 때 하복부에 압력이 가해져 실금하는 복압성 요실금과 소변이 자꾸 마렵거나 마려울 때 참지 못하고 실금하는 절박성 요실금, 복압성과 절박성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성 요실금으로 나뉜다. 반면 과민성 방광은 소변이 갑자기 마렵고 이를 참을 수 없는 요절박 증상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 대개 빈뇨 및 야간 빈뇨가 동반되고 약 5분의 1에서는 절박성 요실금이 발생한다. 즉 요실금 중 혼합성 요실금은 과민성 방광의 한 증상이다.

또 방광염은 방광에 나타나는 염증으로 주로 세균감염에 의해 생긴다. 방광염에 걸리면 소변 횟수가 늘어나고 소변을 참을 수 없는 등 과민성 방광과 비슷한 증세가 나타난다. 방광염은 이러한 증세에 배뇨통이 있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를 일컫는다. 전립선염과 마찬가지로 정확한 판단을 위해서는 소변검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방광염은 항생제를 복용함으로써 치료할 수 있다. 항생제 복용 후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과민성 방광을 의심해볼 수 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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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민성 방광 참고이미지.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과민성 방광 참고이미지.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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