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호 시민안전실장
신성호 시민안전실장
매일 같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안전에 대한 부주의와 무관심으로 사고가 빈발하고 있다. 국가경제규모는 선진국 수준에 다다르고 있으나, 안전사고만은 OECD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으니(2013년 26개국 중 23위), 이는 국가의 불명예일 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가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장애 요인임에 틀림없다.

세계 어느 나라든지,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국가가 반드시 해결해야 할 최우선 과제가 있다. 시민들이 안전하게 생활 할 수 있도록,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일이다. 그러나, 안전도시로 가는 길목은,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재난재해라는 켜켜이 쌓인 험준한 고갯길을 넘어야만, 그제서야 안전이란 평원에 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전도시의 토대를 마련하는 일 또한, 결코 혼자서 이룰 수가 없다. 지역사회 모든 구성원이 지속적이고 능동적으로 위험요소를 사전예방하며,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비로소 달성할 수가 있다.

이를 행정의 관점에서 보면, 재난대비란, 150만 시민과 공직자 모두가 함께 어우러져 어깨동무를 하는 절차라 할 수 있으며, 거대한 스크럼을 형성해 서로를 하나의 매개체로 연결하는 네트워크 과정이라 할 수가 있다.

그러므로, 시민의 안전 또한 이 네트워크(network)가 얼마나 튼실한 씨줄과 날줄로 연결돼 있느냐에 따라 생명과 재산의 안전여부가 결정된다 할 것이다.

어느 한 순간, 누군가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으로, 어깨동무를 풀고 대열에서 이탈하는 순간, 마침내 우리라는 공동체는 무너지고, 나의 가족과 이웃들은, 비상구 없는 어둠과 연기 속 방화셔터 앞에서 갈 길을 몰라 하며, 갈팡질팡 공황에 빠져들 것이다.

아직 우리의 뇌리 속에 생생하게 남아 있는, 지난날의 충격적인 대형 재난 사고들, 세월호 참사를 비롯, 대구 지하철 화재, 제천 복합건물 화재사건 등, 결코 일어나지 말아야 할 수많은 대형 참사들이 그러한 인과의 산물이 아닌가 싶다.

부도덕한 이기심으로 얼룩진 세월호 참사와, 안전관리만 잘 돼있었더라도 일어나지 않았을 대구 지하철 화재 사건, 안전 불감증과 불법주정차라는 이기적 편의가 낳은 제천 스포츠 센터 화재사건들은, 아직도 우리의 뇌리 속에 아물지 않는 상처로 남아있다.

돌이켜보면, 이 모든 일들은 일상 속 조그만 일탈에서 시작됐다. 기본적 준법정신과 안전의식만 지켰더라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사건·사고들이었다.

그런 점에서, 일상생활 속에서 안전의식 준수가 얼마나 소중한가를 우리는 깨달을 수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안전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시민 모두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공감대 형성하고 모든 일에 안전을 최우선시하는 생활습관이 중요하다 할 것이다.

각종 재난과 재해에 대비해 사전지식을 숙달하는 일 또한, 크게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일이지만, 다른 일면에서는 자기 가족과 자신을 돌보는 일이기도 하다.

이를 위해 대전시는 2018년 시민안전 일류도시를 구현하기 위한 안전 8대 분야 104개 사업을 추진할 종합계획을 분야별로 수립하고, 시행에 들어갔다.

많은 사람들은 대전을 재난과 재해로부터 축복받은 도시라는 말을 한다. 2015년 행정안전부 재해연보에 나타난 분석결과에서도 20년 동안 전국 16개 시·도 중 자연재난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은 도시로 입증됐으니, 그럴만하다. 그리고 어느 면에서는 참 다행한 일이라 아니 할 수 없다.

그러나, 이러한 일들은 다가오는 미래에도 그대로 적용되리라고는 아무도 예단할 수 없다. 특히, 재난·재해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일어날 지 알 수가 없으므로, 평소 재난대비와 안전의식을 고취하는 일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순자(荀子)의 대략편(大略篇)에 보면 선사여사 선환여환(先事慮事 先患慮患)이라는 말이 나온다. 일이 발생하기 전에 미리 그 일을 생각하고 우환이 생기기전에 대비하라는 말이다

올 한 해 대전시는, 시민안전 일류선진도시 구현을 위해 150만 시민과 두터운 재난대비 스크럼을 짜고, 시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안전도시 구축에 최선을 다해 나갈 것이다.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성원을 당부 드린다. 신성호 대전시 시민안전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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