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생활이 답이다, 그 시작과 끝은 교실이다

고등학교 생활은 누구에게나 대학교 입시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는 과제가 주어져 있다. 고3에게는 당장 발등의 불이지만 고1이나 고2에게도 결코 피할 수 없는 관문이다. 우리는 입시를 종종 마라톤에 비유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준비를 해야 할까? 짧게는 1년, 길게는 2,3년의 입시라는 레이스를 어떻게 준비하면 무사히, 자기가 원하는 기록으로 완주할 수 있을까?

철학자 괴테는 말하기를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라고 했다. 어쩌면 고등학교 생활에서 긴 레이스를 달려야 하는 수험생들에게는 선택의 연속이다. 고3에게는 당장 대학과 학과의 선택, 모집 시기의 선택, 수시 전형유형의 선택, 선택 과목의 선택 등 등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선택에서 올바른 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진로의 큰 그림을 그려라

"너는 무엇을 하고 싶니?"

"왜?"

"그래서 해본 것이 무엇일까?"

"어땠어?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할 거지?"

나는 종종 만나는 학생들에게 이런 질문을 많이 한다. 그런데 많은 학생들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놀랍게도 "몰라요" 혹은 "좋은 대학 가고 싶어요"였다.

이런 때는 많이 당황스럽다. 아니 30여년 교직 생활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그동안 교사로서, 부모로서 우리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치고 제시하고자 하였던가?

먼저 괴테의 말처럼 삶의 방향성을 생각해보자.

30년,혹은 40년 뒤에 내 모습을 한 번 상상해 보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살고 있을까?

요즘은 제4차 산업혁명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인공지능시대, 4차 산업혁명시대가 화두다. 분명 우리 아이들이 경험하게 될 사회는 지금과는 사뭇 다른 사회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사회에 주인공으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여기에 중요한 삶의 방향성과 지향점이 있다. 그래서 큰 밑그림을 그리자고 한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리고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고 또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여기에 대한 답을 찾는 것부터가 시작이다.

다시 괴테의 말로 돌아가 보자.

`인생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그런데 오해하지 말자. 속도가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절대 아니다. 빠르게 판단하고, 빠르게 결정하고, 빠르게 방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시행착오가 있다면 빠르게 다시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 그래서 인생은 속도만이 아니라 방향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2.진로진학의 로드맵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의 여러 항목 중에 6번째 항목이 `진로희망사항`이다. 이곳에는 고3에게는 특기 또는 흥미, 그리고 학생과 학부모의 진로 희망, 희망 사유를 기록한다. (고1, 2에게는 학생의 진로희망과 희망 사유만 기록하도록 양식이 변경되었다.)

`진로희망`은 미래 직업을 구체적으로 기록하는 곳이고, 그 직업을 선택하게 된 이유를 희망 사유라고 하는 곳에 간략하게 기록한다.

그러러면 먼저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가?`를 알아야 한다. 나는 누구인가? 내가 좋아하는 것은? 모르겠다면 다음을 찾아보자.

▶커리어넷(www. carear.go.kr),

▶워크넷(www. work.go.kr),

▶한국가이던스(www. guidance.com)

▶어세스타 심리검사센타(www. assesta.com)

그리고 다음의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져보자.

▶가장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세세한 욕구까지)

▶나는 갖고 있는 돈(여윳 돈)을 어떻게 쓰고 있는가?

▶나는 여가를 어떻게 보내고 있는가?

▶내가 어울리고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나는 무엇을 동경하고 추구하는가?

그래도 모르겠다면 자신에게 물어보자. 한번쯤은 귀 기울여 자신의 마음에 소리를 들어보자.

▶어떤 과목을 공부할 때 재미있었지?

▶성적이 잘 오르는 과목은 뭐였지?

▶나의 장점과 특징은?

▶나는 어떻게 살면 행복할까?

또는 주위 사람에게 물어보는 방법도 있다.

▶(친구에게)"나 선생님이 되고 싶은데, 어울릴것 같니? 어떻게 생각해?"

▶(엄마 아빠에게)"제 장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선생님께)"제가 제일 잘 하는 것은 뭘까요?"

이번에는 이런 방법도 시도해 볼 수 있다. 원하는 직업의 현직 종사자를 만나보는 것이다.

▶관심분야의 책을 읽고 저자에게 이메일 보내기

▶지망학과 교수님께 손편지를 써보기

▶내 주변, SNS에서 관련 직업 종사자 찾아보기

▶학교와 교육청, 대학의 진로체험에 적극 참여하기

고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면 학기 초에 대부분의 학교에서 `MBTI 성격유형검사`나 `다중 지능검사` 등을 통하여 학생들에게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를 잘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통해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는데 도움을 얻어보자.

큰 밑그림과 진로-진학 로드맵을 그리기 위해서 또 필요한 것이 `세상의 변화에 흐름`을 정확히 읽는 것이다. 세상은 넓고, 빠르게 변화한다. 많은 석학들이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었음을 이야기하고 있으며, 언론에서 이를 앞다퉈 다루고 관련 서적들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래에 사라질 직업과 새롭게 등장할 일자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일자리이지만 미래 사회에서는 결코 그렇지 못한 직업들이 많이 있다. 이런 변화를 알아야 한다.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이 과연 미래에도 유망한 직업일까? 나와 세상을 알면 학과가 보인다. 즉 3~40년 뒤에 나는 어떤 모습일까? 어떤 직업에 종사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내가 선택해야할 학과는? 내가 선택할 수 있는 대학은? 이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 진로-진학 로드맵을 완성하여 가는 길이다.

3. 나에게 적합한 전형 유형은?

고등학교 생활은 바로 입시와 밀접한 관련이 있고, 이는 우리에게 많은 선택을 강요한다고 했다. 그런 선택의 과정에서 일부 수험생들은 `내신 성적이 좋지 않아서`, 혹은 `비교과 활동 기록이 좋지 못하니 정시로 간다`라는 말을 자주한다. 그러나 이는 현명한 선택은 아니다.

2019학년도 입시에서 수시모집 선발 인원은 총26만 5862명으로, 전체 모집인원의 76.2%에 해당한다. 이는 지난해 대비 인원수로는 6189명이, 비율로는 2.5%가 증가한 수치이다. 이제 더 이상 수시와 정시모집을 이분법적으로 나누어 선택할 수 없다. 수시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어쩌면 `수시로 갈까? 정시로 갈까?`라는 고민은 수시에서는 `어떤 전형 유형을 준비해야 할까?`와 정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라는 고민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수시는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수시를 준비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보면 목표 대학을 선택하는 일을 먼저 생각하는데 그것은 아니다.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자신의 장점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나에게 가장 적합한 전형요소를 찾아 해당 전형 유형이 있는 대학위주로 진원 전략을 수립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이 필요하다.

수시에서는 6번의 기회를 주고 있다. 이를 최대한 잘 활용하려면 수시 전형유형을 분석하고 잘 이해하는 것이 또한 필요하다.

수시 전형유형은 학생부 교과 전형과 학생부 종합전형, 논술 전형, 적성고사와 실기 위주의 특기자 전형이 있다. 물론 학생부 종합전형에도 교과 혼합형인지, 아니면 순수 종합형인지, 학생부 교과 전형도 교과 100%인지, 면접도 실시하는지에 따라 준비하는 방법에는 차이가 있을 것이다.

-대전 대신고 교사·전 대전진로진학지도협의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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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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