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골디락스(Goldilocks)` 경제로 전망된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상태로, 인플레이션에 대한 걱정이 없는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된다는 의미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최저임금 인상 등에도 불구하고 통화당국의 목표치인 2.0%를 소폭 하회할 것이다. 골디락스 상태는 미국, 유로지역, 중국 등 주요 국가들에서 공통적으로 전개될 것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 유로지역, 일본등의 비전통적인 통화완화 정책과 중국의 경기부양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한 결과이다. 단기적으로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과 유가 반등으로 산유국들이 위기에서 벗어났고, 트럼프 당선 이후 증폭되었던 보호무역주의와 세계 교역 위축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골디락스가 자산시장에 주는 메시지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위험자산의 강세와 자산시장의 전반적인 호조이다. 위험자산의 대명사인 글로벌주식 가격을 보자. 지난해 말 기준 연간 주식 총수익률은 세계(MSCI) 21.6%, 선진국 20.1%, 신흥국 34.3% 등을 기록했다. 둘째 급격한 통화긴축에 대한 걱정을 줄여준다. 미국은 실물경제와 고용시장이 호전됨에 따라 비전통적인 통화완화에서 벗어나 통화정책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6년 반만에 금리를 인상했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이 높지 않은 골디락스 상태라서 자주 대폭 올리기는 어렵다. 그야말로 정상화일 뿐이고 충격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낙관론이 지배하는 지금, 역설적으로 경고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자산시장의 파티는 언제가는 끝난다. 역사적으로 반복되는 진실이다. 언제나 그렇듯이 시점을 예상하기는 불가능하다. 미국의 물가, 재정적자, 장기금리, 그리고 연준의 결정 등에서 현재의 기대와는 다른 충격이 발생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의 자금흐름이 반전되면서 취약 신흥국들에서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그 외에도 트럼프 시대의 상수로 자리잡은 국제 지정학적 갈등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올해 자산시장의 파티를 즐기면서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은섭 KEB 하나은행 둔산PB센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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