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약창] 바르는 약, 모근 영양공급 화발 모발성장 도움

여성은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남성보다 머리카락을 길게 기를 수 있다. 반면 남성은 머리카락이 여성만큼 길게 자라지 않는다. 이렇게 남녀의 머리카락 길이가 다른 것은 성 호르몬 때문이다. 여성 호르몬은 머리카락이 길게 자랄 때까지 기다리게 하지만, 남성 호르몬은 그렇게 길게 자랄 때까지 기다리지 못해서 머리카락이 일찍 빠지게 한다. 그래서 여성의 머리카락은 더 길게 자란 뒤에 빠지지만, 남성은 머리카락이 길게 자라기도 전에 빠지므로 머리카락을 길게 기르기가 어렵다.

특히 남성이 나이가 들면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TTS)이 디히드로테스토스테론(DHT)으로 바뀌는데, 이렇게 되면서 머리카락이 자라기도 전에 삐지면서 대머리가 되기도 한다. 이 DHT 때문에 남성에게서 전립선비대증이 생기기도 한다.

전립선비대증 치료제로 개발돼 FDA의 승인을 받은 `프로스카`라는 약이 있다. 이 약에는 피나스테리드 성분이 5㎎ 들어있다. 이 약을 먹은 사람 중 탈모가 억제되는 현상이 발견돼, 그 성분의 함량을 1㎎으로 줄여서 `프로페시아`라는 탈모증 치료제로 개발해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 프로스카와 프로페시아는 모두 TTS가 DHT로 되지 않게 해서 전립선 비대증이나 탈모증을 억제하는 약이다.

이런 약을 먹으면 머리카락이 일찍 빠지지 않고 조금 더 자란 뒤에 빠지므로 머리숱이 많아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약이 DHT가 생기는 것을 억제하도록 개발됐지만, TTS도 억제돼 발기부전, 성욕 감소, 정액 사정량 감소 등의 이상반응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나 이런 부작용도 시간이 지나면 회복될 수 있으며, 또 약을 중단하면 대부분 회복된다.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약도 새로 개발돼 전립선비대증과 탈모증 치료제로 처방되고 있다.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약은 FDA의 승인은 받지 못했다. 이 약도 DHT가 생기지 않게 해서 전립선비대증과 탈모증을 치료하는 약이다.

이처럼 피나스테리드,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약은 남성호르몬을 억제해서 전립선비대증, 탈모증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두타스테리드 성분의 약은 연질캡슐 제형이므로 우려가 덜하지만, 피나스테리드 성분의 정제는 그 조각이나 가루를 임신부가 먹거나 흡입하거나 피부에 닿으면 약성분이 태아에게 들어가 남자 아이의 경우 생식기 기형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먹는 약 말고 바르는 탈모증 치료약으로 FDA의 승인을 받은 약이 있는데, 그것은 미녹시딜 성분의 외용제이다. 이 성분이 원래는 혈압약으로 개발하려던 약인데, 동물실험에서 발모현상이 발견돼 외용 탈모증 치료제로 개발됐고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이 미녹시딜 성분의 약을 두피에 바르면 두피의 모세혈관을 넓혀서 혈관을 통해 피가 잘 들어가게 되고, 피를 통해 모근에 영양공급이 활발해지며 모발 성장에 도움을 줘 탈모증이 개선될 수 있다. 이런 미녹시딜 성분의 약은 호르몬에는 영향이 없다.

탈모증 치료약이 탈모증을 완치해서 평생 풍성한 머리카락을 갖게 하지는 못 한다. 이런 약의 효과는 모근이 살아있고 머리카락이 나는 동안에만 나타난다. 죽은 모근에서 머리카락이 나게 하는 약은 없다. 약을 끊으면 머리카락은 다시 빠진다. 또 약을 사용하면 이마가 넓어지는 남성형 탈모 보다는 정수리 탈모에 효과가 먼저 나타난다,

이런 약은 탈모증을 완치하는 약이 아니고 탈모가 되는 시기를 좀 늦춰주는 약이다. 젊은 나이에 머리숱이 적어 고민하는 사람이, 나이가 들어 적은 머리숱이 어색하지 않을 때까지 머리숱을 유지하는 약으로 생각할 수 있다. 정일영 십자약국 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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