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복통·무기력 등 호소

새학기증후군 자료사진.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새학기증후군 자료사진. 사진=건양대병원 제공
많은 아이들이 새학기 증후군을 경험한다. 학부모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59%의 자녀가 새학기 증후군을 경험한 적이 있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새학기 증후군의 대표적인 중상은 두통이나 복통, 무기력, 수면장애, 식욕부진, 외출거부 등이다. 새학기 증후군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 방치하면 스트레스가 심해져 다른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임우영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의 도움말로 새학기 증후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새학기 증후군이란= 보통 초등학교 신입생은 학교에 가는 것을 어색해하고 불편해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일정 시간이 지나면 금방 적응하게 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더라도 학교에 가는 것을 두려워 해 등교 시간이 되면 어디가 아프다고 호소하면서 학교를 가지 않으려고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를 `새학기 증후군`이라한다. 새학기 증후군의 사전적 의미는 새로운 환경에서 나타나는 부적응 양상으로, 새로운 환경과 조화로운 관계를 이루지 못하는 증상을 말한다. 새학기 증후군은 단순히 학교에 가기 싫다고만 하는 것을 넘어, 선생님이나 학급의 아이들에 대한 불평을 쏟아 내거나 또 아침에 유독 일어나는 것을 힘겨워 하고 짜증을 잘 내며 잦은 복통이나 두통 등을 호소하기도 한다.

◇분리 불안= 새학기 증후군이 나타나는 아이들은, 일단 분리 불안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분리 불안은 학령기 아동의 3-4% 정도에서 나타날 수 있으며, 심지어 청소년에서도 1% 정도는 분리 불안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다. 또 다른 이유로는 학업 상에 문제가 있거나, 친구 관계 등 사회적 적응에 문제가 있을 때 학교 가기를 싫어할 수 있다. 그러나 학교에 입학 하자마자 며칠 이내로 나타나는 것은 분리불안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가끔 동생의 출생으로 인해 아이가 동생한테 부모의 사랑이 뺏겼다고 느끼는 아이도 학교에 가는 것을 사랑을 박탈당하는 상황으로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

가장 대표적인 분리불안의 원인은 부모와의 애착관계다. 애착관계가 안정적으로 형성되어 있으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돼 학교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이 잘 적응해 나가지만 애착관계가 불안정하고, 부모로부터 충분한 사랑과 공감을 받지 못한 아이는 새롭고 낯선 환경에 대해 어려워한다. 또 선생님과의 관계 다른 아이들과의 관계에서도 위축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분리불안이 있는 아이들은 부모가 다치거나 눈에 안보일 경우 지속적으로 지나친 걱정을 하거나, 갑자기 어떤 일이 닥쳐서 부모와 헤어지게 되지는 않을까 끊임없이 걱정한다. 때문에 집을 벗어나 학교에 가지 않으려 하고, 부모가 없이 집에 있는 것이나 혼자 있는 것을 두려워하며, 부모와 떨어지지 않으려 하고, 헤어지는 상황에서 반복적인 두통과 복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인다.

◇부모의 역할이 중요= 아이가 학교를 가기를 거부할 때 부모가 하지 말아야 행동들이 있다. 아이가 꾀병을 부리는 것으로 치부해 지나치도록 엄하게 혼을 내고 질책해서 학교를 보내거나, 또는 반대로 아이가 바라는 대로 즉시 학교를 안 보내고 집에 있게 하는 것이다. 이는 아이가 불안을 더 느끼게 만들거나, 아이의 불안이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지 못하게 한다는 점에서 좋은 방법이라 할 수 없다.

학교를 가지 않을 때는 무턱대고 지켜보기 보다는 적절한 방법을 찾아 대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일 학교에 있는 것을 힘들어 하면 담임 선생님과 상의를 해서 1교시까지만 학교에 머무르게 하고, 차차 그 시간을 늘려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학교에 대한 인식을 바꿔주는 것도 필요하다. 학교에 대해 `규칙을 지켜야 하고, 말을 잘 들어야 되는 곳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은 부모가 아이에게 학교에 대해 부정적인 선입관을 심어주는 결과를 만들기도 한다. 학교는 `친구들과 재미있게 지내는 곳`이라고 언급해줘야 한다. 또한 주말에 가족들이 같이 학교 운동장에 놀러 가서 노는 것도 도움이 된다. 학교라는 건물과 공간에 익숙해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가 학교에 갈 때 가방이나, 필통 등에 가족사진을 넣어두는 것도 아이가 가족의 대체물로서 아이가 마음을 안정적으로 만드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등교 시 작별 인사를 할 때는 꼭 안아준다거나 엄마와의 비밀 인사법을 만들어 조금은 재미있게 인사하는 것도 불안감의 해소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맞벌이 부부라 엄마가 아이보다 더 일찍 집을 나가야 하는 경우에는 아이가 작별상황을 싫어할 까봐 갑자기 사라지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아이의 불안감을 더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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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우영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임우영 건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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