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우민아트센터 17일-3월10일 '우민보고展'

사윤택 골프공 툭!, 2016, oil on canvas, 116.8x91cm
사윤택 골프공 툭!, 2016, oil on canvas, 116.8x91cm
충북 청주 우민아트센터는 올해 첫 전시로 소장품전 `우민보고展`을 연다.

동상이몽(同床異夢)의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7일부터 3월 10일까지 우민아트센터 전관에서 운영된다.

이번 전시는 매체나, 주제 면에서 특정 주제로 한정하는 일이 작업의 개별성을 간과하는 일과 연동될 수 있다는 가정에서 출발한 기획전시다. 하나의 주제 아래 작업들을 묶어보려는 시도나 작위적인 이해와 증명을 강권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작업 자체에 주목한다.

각기 다른 작업들의 고유성은 남겨둔 채, 기획의 주제를 강요하고 설득시키지 않으려는 시도는 보편적 의미의 동상이몽의 사자성어가 함의하는 `균열` 의미보다는 `다양성`라는 측면에 무게중심을 두고 가치를 재발견하는데 의의가 있다. 강애란·김현주·배형경·사윤택·유희영·윤형민·이세경·임충섭·코디 최·홍명섭·홍승혜·황세준·황인기 등 총 13명의 동시대 현대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해 온 영향력 있는 작가들의 작업들을 만나볼 수 있다.

강애란은 텍스트적 구조와 이미지적 구조가 공존하는 `디지털 북` 작업을 통해 아날로그 서가의 이미지를 디지털 이미지로 변환하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김현주는 꽃과 자동차를 소재로 평판화와 디지털 프린트를 접목하여 판화가 가진 형식적 특성을 활용하는 작업을, 배형경은 인간과 인간의 관계성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인간의 원초성과 존재 의미에 대한 근원적인 탐구를 지속해 왔다.

사윤택은 `시간-지속-순간-틈` 등 시간성 혹은 운동성에 관심을 시작으로 일상 속에서 순간적인 움직임을 포착해 시각화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으며, 유희영은 색면의 단호함과 반복적인 줄무늬 구성을 특징으로 기하학적 형태와 색채 자체의 존립에 착목하는 색면 추상회화 작업을 해왔다. 윤형민은 다양한 나라의 언어, 역사, 사회적 관습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고전 작품에 영감을 받아 현대적 맥락으로 재해석하고 이세경은 머리카락을 바라보는 극단적인 인식의 전환이 일어나는 찰나에 주목하며 동일한 대상에 갖는 이중적 시선의 아이러니를 말한다.

임충섭은 형이상학적 사색의 형태를 조각으로 드러내거나 사각의 캔버스를 과감히 해체해 자연과 문명의 관계에 대한 존재론적 성찰을 하며, 코디 최는 현시대의 다양한 문화가 빚어내는 충돌과 그 간극에서 탄생한 제3의 혼종 문화와 동시대의 새로운 사회현상에 대해 주목하다. 홍명섭은 현대 미술의 존재방식과 그 본질적 속성에 대한 회의와 반성에서 출발, 보다 확장된 범위의 개념미술에 천착해 왔다.

홍승혜는 픽셀이라는 기하학적 이미지의 최소 단위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이를 유기적으로 다루거나 변화시키는 작업을, 황세준은 일상에서 채취된 기괴하고 낯선 풍경을 화면에 옮기며 자본주의 사회의 리얼리티를 풍경 속에 구현해 왔다. 황인기는 주변 자연풍경이나 동양 고전 산수화 등의 이미지를 디지털 픽셀로 전환시킨 후 일상의 재료들을 활용하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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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디최 Head & Feet, 1993, Wax and strap, Size vari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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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기 오래된 바람-금강내산2, 2014, crystal & acrylic paint on canvas, 182x256cm
황인기 오래된 바람-금강내산2, 2014, crystal & acrylic paint on canvas, 182x256cm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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