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경성(有志竟成)". 후한서 경엄전에서 유래한 고사성어로, 이루고자 하는 뜻이 있는 사람은 반드시 성공한다는 말이다.

지난 해 7월 특허청장으로 부임한 필자는 위 격언의 의미를 되새기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특허청이 나아갈 방향을 찾고자 고민했다. 3개월 남짓 산업계·학계·특허업계와 소통하며, 지난 11월 마련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식재산 정책방향`이 그 결과물이다. 향후 5년간 특허청의 마스터 플랜을 수립했으니, 필자에게 지난 2017년은 이루고자 하는 뜻을 세운 한 해라 할 수 있겠다.

지식재산 정책방향을 만들며 무엇보다 먼저 고민했던 부분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유례없이 빠르고 광범위한 혁신의 시대를 맞아, 혁신의 촉진자로써 지식재산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이었다. 2016년 세계경제포럼에서 지식재산을 4차 산업혁명 승자의 요건으로 제시했던 것처럼 필자는 `창의적 아이디어와 지식, 기술 등 소프트파워가 중심이 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지식재산은 혁신성장을 이끄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할 것이 분명하다`는 확신을 얻었다.

이러한 인식아래 이번 정책방향에 현 정부의 혁신성장, 공정경제, 그리고 일자리와 소득주도 성장을 녹여내 특허청이 나아갈 4대 기본방향과 핵심과제를 도출했다. 올해는 이를 구체화하여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우선, 강한 특허로 혁신성장을 주도할 수 있도록 특허창출의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전환할 것이다. 그 동안 심사단계로만 국한돼 있던 특허품질 제고 노력을 R&D, 특허출원, 심사 등 전(全) 단계로 확대하고 정부부처, 기업, 대학·공공연, 특허업계 등 모든 주체와 소통하며 참여를 이끌어낼 것이다. 아울러, 4차 산업혁명 분야의 기술과 디자인에 대해서는 우선심사를 확대하고 R&D 지원을 강화해 우리 기업이 빠르게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도울 예정이다.

둘째, 우리 중소·벤처기업의 지식재산을 제대로 보호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고 공정경제를 실현할 것이다. 이를 위해, 대기업 등의 악의적인 특허·영업비밀 침해 행위에 대해 손해액의 3배까지 배상하도록 하는 징벌배상제도를 도입하고 피해기업의 입증 부담을 완화시킬 예정이다. 또한 사업제안 등 다양한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이디어 탈취 행위를 부정경쟁행위 유형으로 신설하고, 이에 대한 조사·시정권고 등 보호 집행 기능도 대폭 강화해 범부처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중소기업 기술·아이디어 탈취 근절에 적극 앞장설 것이다.

셋째, 지식재산 서비스업을 적극 육성하고 지식재산의 사업화를 촉진해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 계획이다. 그간 공공부문이 주도하던 특허·상표·디자인 분야의 조사 서비스를 민간에 과감히 개방하고 시장 수요가 높은 지식재산 데이터 제공 또한 확대할 것이다. 이와 함께 지식재산 금융과 거래 규모를 2022년에 1조 3000억 원까지 확대하고 특허바우처사업과 특허공제사업 등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지식재산 경쟁력을 강화하는 새로운 정책을 내실 있게 추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지식재산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법·제도를 선제적으로 개선하고 미래 인재 양성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인공지능·빅데이터 등 새롭게 출현하는 기술도 지식재산권으로 적절히 보호 가능하도록 정비할 것이다. 또한, 미래 발명인재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해 제정한 `발명교육의 활성화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시도 교육청과 함께 범국가적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국민이 직접 참여하는 지식재산 인식 제고 프로그램을 확대해 지식재산이 존중받는 문화를 조성할 예정이다.

그간의 지식재산 분야의 양적 성장을 토대로 질적 성장을 이룩해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고자 이번 정책방향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는 끝이 아닌 시작임을 잘 알고 있다. 황금 개의 해인 2018년 무술년을 정책방향을 실천하는 원년으로 삼아, 그 기본방향을 세부정책으로 구체화하여 실행할 수 있도록 견마지로의 자세로 최선을 다할 것이다. 이러한 노력이 결실을 맺어 지식재산의 창출·보호·활용의 선순환 플랫폼을 구축하고, 나아가 우리나라가 지식재산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세계 중심 국가로 우뚝 서길 기대해본다. 성윤모 특허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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