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공립대와 4년제 대학에 이어 전문대학의 입학금 역시 폐지돼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면서 전문대학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14일 교육부, 지역 대학가 등에 따르면 전문대학들은 입학금을 단계적 폐지를 골자로 해 자체적인 의견을 조율중이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전문대교협) 관계자는 최근 "입학금 폐지에 동의는 하지만 전문대는 등록금에서 입학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4년제 대학보다) 높다"며 "교육부와 입학금 폐지에 따른 지원책을 논의한 뒤 총회를 거쳐 (폐지 계획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대교협은 지난해 11월 정부와 국회를 대상으로 입학금 폐지 반대 입장을 표했지만, 입학금 책정 근거가 불투명하다는 비판이 거센 데다 이미 4년제 대학들이 단계적 폐지 계획을 밝힌 상황이어서 뜻을 같이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논란에 앞서 지난해 충남도립대 등 전국의 도립대 7곳과 국립전문대 1곳은 입학금을 없애기로 했다. 최근 대덕대는 2018학년도 신입생부터 45만 원에 달하는 입학금을 장학금으로 선회해 지급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입학금 수입은 그대로 유지하되, 이를 학생들에게 장학금으로 돌려주겠다는 자구책으로 풀이된다.

대덕대 관계자는 "입학금 폐지와 면제 등의 문제는 전문대 협의회에서 결정을 할 것"이라며 "우리 대학의 입학금은 협의회의 룰을 따라서 할 것이다. 하지만 이와는 별개로 올해 신입생들의 입학금 45만 원을 입학하는 신입생에게 장학금으로 주자는 방침이 확정됐다"고 말했다.

대덕대가 이러한 계획을 확정하면서 지역의 다른 전문대학들도 동참할 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지만 문제는 입학금 폐지로 전문대학의 재정압박과 경영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교육부 자료를 보면 2016학년도 129개 사립 전문대학의 입학금 수입은 1339억 3000만 원으로 등록금 수입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 사립대의 등록금 수입에서 입학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2.9%인 점을 고려하면 전문대학의 입학금 의존율이 2.1% 포인트 높은 상황이다.

전문대학의 입학정원이 2008학년도 23만 3700여 명에서 2016학년도 17만 7700여 명으로 5만 6000명 줄어들었다는 점과 등록금 자체가 일반대의 80% 수준이라는 점에서 전문대학들은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다.

지역 한 전문대학 관계자는 "전문대학의 입학금 의존율이 높고 재정난이 심하기 때문에 정부차원의 다양한 재정지원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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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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