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2015년 12월 남북 차관급 회담 이후 2년여 만에 재개되는 대화다. 이번 회담은 북한의 평창동계올림픽 참가에 따른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것이 우선이지만 남북관계 개선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 지난 일주일간 북의 올림픽 참가 제안부터 우리의 대화 제의, 북의 수용, 대표단 확정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은 일사천리였다. 마치 남북이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거침이 없다. 지금과 같은 의지와 속도라면 향후 남북관계에 있어 더 큰 기대를 갖게 한다.

이번 회담에는 남북 당사자뿐 아니라 미·중을 비롯해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들의 관심과 이목이 쏠려있다. 미·중은 대화를 통한 북핵·미사일 해법에 물꼬가 트이기를 바란다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다행스럽게 미국의 태도도 변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통화로 남국대화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우리로서는 모처럼의 기회를 바탕으로 군사회담, 적십자회담을 넘어 핵과 미사일 도발 중단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남북관계 개선에 방점을 찍고 있다. 하지만 아직 북의 태도는 가늠키 어렵다. 회담을 눈앞에 두고도 (영구적인)한미연합훈련 중단, 외세 배격, 자주 통일 등 기존의 주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이는 회담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으나 지금 자신들이 처한 현실을 직시하지 않으면 안 된다. 국제사회기 북한에 바라는 것은 핵 개발과 미사일 도발 중단이다.

내일 회담은 평창올림픽 외에 `여러 상호 관심사에 대해 논의하자`고 한 만큼 어느 선까지 대화가 진척될지 궁금하다. 하루아침에 관계가 정상화되기는 어렵지만 북은 이 기회를 잘 활용한다면 미국과의 대화는 물론 국제사회 압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남북은 평창올림픽을 위한 일회성 만남에 그치지 않고 상호 긴장완화와 신뢰회복의 계기가 되어 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진정성 있게 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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