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연말이 되면, 많은 사람이 공통으로 `과연 나는 올해 초에 세운 목표를 얼마나 실천했을까`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대부분은 완료하지 못한 목표에 대해 아쉬움을 느끼거나 반성을 하는 경우가 많고 간혹 완료한 성취감에 뿌듯해하는 경우도 있다. 계획을 세우거나 뭔가 시작하는 것에 비교해 마무리가 더 어렵기 때문이다.

비단 한 해의 계획뿐만 아니라 각자가 하는 일,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시작 그 이상으로 마무리가 중요하다. 어떠한 일을 시작했을 때, 그 일을 잘 다듬고 진행해 마무리 한 후 그 다음 일을 시작하고 그러한 과정들이 모여 완성된 하나의 큰 그림이 된다.

간혹 여기저기 시작해놓은 일은 많은데 하나같이 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허덕이거나, 원대한 꿈을 갖고 시작했으나 그 이후를 제대로 고민하지 않고 어렵다는 이유로 적당히 끝내려고 하다 보면 초라한 마무리가 되기도 한다. 일의 크기와 상관없이 시작한 모든 일에는 애정이 필요하고, 정성이 필요하다. 애정을 갖고 정성을 들여 일을 진행해야 최상의 결과를 얻을 수 있고, 그것이 일의 성공과 실패와는 다른 의미로 스스로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다 준다.

대학 시절을 돌아보면 곡을 쓸 때 역시, 얼마나 그 곡에 애정을 갖고 정성을 들여 곡의 마지막 마무리까지 노력했는지가 결과적으로 곡의 완성도를 좌우했다. 의욕에 차서 열심히 곡의 계획을 세우고 비전과 음계, 모티브와 발전 방향까지 다 생각하고 곡을 시작했더라도 중간에 그 곡에 대해 애정을 잃거나 힘이 빠져 정성을 잃으면 그 즉시 그 곡은 진행 방향을 잃어버린 우주미아와 같은 그런 곡이 되곤 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도 이런저런 사람들과 대화를 하고 관계를 형성하고는 그 이후의 관리를 하지 않거나 관계가 미처 형성되기도 전에 혼자 대충 마무리를 해서 일회성의 관계로 끝나는 관계도 허다하다. 정성스레 최선을 다한 마무리의 중요성을 간과하기 때문이다.

모든 것이 말끔하고 완벽하게 완료된 결과를 쫓는 것은 아닐지라도 내게 주어진 일과 사람에게 변치 않는 애정을 갖는 것. 그리고 그 일과 관계를 지속시키고 완성하기 위해 정성을 다해 마무리하는 것. 그 중요함을 잊지 않고 나의 일상에 애정이 깃든 최선을 다할 때 하루하루가, 그리고 매해가 더욱 발전적이고 의미 있는 시간으로 가득 찬 일상이 되지 않을까. 정예지 대전예술의전당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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