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서 신생아가 잇달아 숨진 것은 그야말로 충격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주말 중환자실 인큐베이터에 있던 미숙아 네 명이 심정지를 일으켜 불과 다섯 시간 만에 모두 숨졌다. 의료계에서도 이런 사례는 보고된 적이 없다고 한다. 상식적으로도 이해하기 어려운 참사가 벌어졌는데도 병원에선 원인을 모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참사가 벌어지기까진 분명히 징후가 있었을 터인데 왜 몰랐는지는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국민들이 의아해하고 불안해하는 것은 문제의 병원이 대형병원이라는 점이다. 동네 병원도 아니고 서울에 소재한 대학병원에서 벌어졌으니 더욱 불안 할 수밖에 없다.

보건당국에선 신생아들이 세균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신생아 3명이 사망하기 전 시행한 혈액배양검사에서 감염 정황이 발견돼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것이다. 예상대로 감염이 원인이라면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신생아 중환자실은 무균실로 운영돼 감염은 있을 수가 없고 있어서도 안 되는 곳이다. 따라서 같은 중환자실에서 신생아가 잇달아 숨졌다면 병원 측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 진료시스템에 문제는 없었는지, 의료진의 실수는 없었는지 살펴봐야 할 일이다. 흔히 대형병원이라면 무엇이든 완벽하다는 선입견을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상은 동네병원보다도 미숙한 실수나 허점을 보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문제의 병원도 투여하던 수액에서 벌레가 나오고 신생아 중환자실 간호사가 결핵에 걸린 적이 있다. 지난 2015년 전국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메르스 사태도 국내 대형병원의 허술한 감염예방 조치와 무관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정부는 신생아 사망에 대한 철저한 원인규명과 재발 방지책을 서둘러야 한다. 대형병원이라고 해도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의료체계가 완벽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의료진 스스로 완벽하다는 자기최면에 걸려 기본에 소홀 할 수도 있는 일이다. 차제에 대형병원 의료체계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점검이 필요하다. 특히 중환자실에 대해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대형병원이라고 무작정 믿었다간 발등을 찍힐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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