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약창] 양안 짝눈일 땐 안경 착용·교정 필수

내 아이의 시력은 좋을까, 혹시 안경이 필요한 것 아닌가.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한번쯤 고민하고 생각해보는 문제일 것이다. 특히 부모가 시력이 나빠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면 그런 생각을 좀 더 하게 될 수 있다.

아이가 글씨를 아직 읽을 수 없거나 의사 표현이 명확하지 않은 시기에는 시력 상태를 명확히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우선 출생 후 1-2세는 아이가 부모와 눈을 잘 맞추고 외견이나 행동에서 특이사항이 없는지 확인이 중요하다. 그 이후는 숫자를 읽을 수 있거나 의자에 앉아 3-4초 동안 잘 주시할 수 있다면 기본적인 시력 및 굴절 검사 정도를 할 수 있다.

정상적인 임신기간을 거쳐 출생한 신생아는 대부분 4 디옵터 이내의 원시이다. 미숙아인 경우 정상아에 비해 근시 성향이 좀 더 많은 편이며, 일반적으로 이후 6-7세 원시상태가 유지되다가 7세 이후에 근시가 나타날 수 있다. 물론 이는 일반적인 경우이고 개별적인 변화 양상은 다르다.

우리 눈은 볼록렌즈로 눈에 들어오는 빛을 모아 망막에 상을 맺게 되는데 망막의 중심에 초점이 맞으면 정시안, 앞쪽에 맺히면 근시, 뒤쪽에 맺히면 원시라 부른다. 초점이 중심에서 떨어진 정도를 흔히 도수라고 얘기하는데 디옵터라는 단위로 표시하고 숫자가 높을수록 굴절이상이 심한 것이므로 객관적인 시력의 지표로 이용된다.

난시는 빛이 들어오는 방향에 따라 초점이 한 점에 있지 않고 대개는 서로 수직의 방향으로 다른 위치에 맺히는 상태이며 원주렌즈로 교정이 된다. 형태에 따라 직난시, 도난시, 사난시로 나눌 수 있는데, 신생아인 경우는 도난시가 많고 6-7세 이후는 직난시가 대부분이며 45세 이후부터는 도난시로의 변화 양상을 보인다. 취학 전 소아의 시력검사의 중요성이나 필요성은 약시의 발생을 피하기 위함이다. 출생 후 약 10-12세 시기는 시신경이 발달하는 중요한 때이므로 이 기간 동안 망막신경에 적절한 자극이 가지 않으면 안경을 착용해도 정상 시력을 볼 수 없는 약시의 가능성이 있다. 정상적인 시력발달을 위해서는 검사는 물론 필요시 안경의 조기 착용이 중요하다.

시력이 나쁜 대부분의 경우는 근시인데 나이가 어릴수록 눈을 이용하는 행동반경이 작으므로 어느 정도의 근시는 안경이 필요하지 않다. 대개 학교에 입학할 때 0.5-0.6 이하의 시력일 경우 안경처방이 필요하다. 그리고 성장하면서 근시도 진행하므로 안경착용 후에는 적어도 1년에 1회 이상은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특히 우리나라는 근시인구가 많고 예전에 비해 근시 발생 시기가 빨라지는 경향이 있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성장기에 실내에서 보다 야외에서 활동한 아이들에서 근시가 의미 있게 적었고 밤 10시 이후의 충분한 수면도 근시의 발생을 줄였다는 연구결과도 있으므로 요즘의 아이들의 생활을 감안하면 참고해 볼 만하다.

원시의 경우 근시에 비해 약시의 발생위험이 높으므로 주의를 요한다. 간혹 한쪽 눈만 원시가 있거나 굴절 도수가 양안이 다른 짝눈인 경우는 미리 증상을 인지하기 어려워 초등학교 3-4학년 이후에야 발견돼 이미 약시가 생겨 이후 시력호전이 어려운 경우를 보면 안타까울 때가 있다. 그리고 안경을 써도 때로는 당장은 시력의 호전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있는데, 약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는 안경 착용이 필수적이다. 따라서 근시에 비해 좀 더 이른 시기에 안경이 필요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발견이 중요하다. 또한 사시와 동반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확인이 필요하며 근시와는 달리 관리가 중요하므로 안과에서 정기적인 검진을 받고 처방받는 것이 좋다.

눈의 특성상 난시가 전혀 없는 경우는 흔치 않다. 약간의 난시는 수정체의 조절력으로 해결되므로 굳이 안경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다. 하지만 소아에게 난시가 있을 경우 시력발달에 영향을 줄 수도 있으므로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소아에서 난시는 성인과 달리 안경에 대한 적응력도 좋고 약시의 위험요인을 줄여야 하기 때문에 안경을 처방할 경우 정확히 교정을 해주는 것이 좋다. 특히 양안이 짝눈인 경우는 약시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를 요하고 안경착용이 매우 중요하다.

처음 안경을 맞추거나 정확한 시력검사가 필요할 시는 안과에 내원해 기본적인 검사와 더불어 조절마비제를 점안 후 굴절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이를 통해 정확한 굴절검사와 드물지만 망막 등 눈의 다른 질환 유무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지금 자녀의 눈이 궁금하다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에 방문하길 바란다. 안승일 맑은눈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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