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천안시가 새로 설치한 유개승강장 출입구의 폭을 측정해보자 60cm에 불과했다. 사진=윤평호 기자
12일 천안시가 새로 설치한 유개승강장 출입구의 폭을 측정해보자 60cm에 불과했다. 사진=윤평호 기자
천안시가 대중교통 이용자의 편의성 증대를 위해 시내버스 유개승강장(비가림 시설)의 대대적 확충에 나섰지만 일부 유개승강장은 장애인 휄체어가 이용할 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천안시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7억 5000만 원을 투입해 72개소에 유개승강장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설치되는 유개승강장의 형태는 4미터 표준형, 3미터 표준형 등 네 종류이다. 이들 72개소 유개승강장 설치를 완료하면 천안 시내버스 정류장의 유개승강장 설치율은 기존 36%에서 40%로 높아지지만 일부 유개승강장은 출입구 폭이 비좁아 휠체어 장애인이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다. 실제 성정동 천안세관 시내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3미터 표준형은 시내버스 승·하차를 위해 이용자가 드나들어야 하는 출입구 폭이 60㎝에 불과했다.

같은 형태로 성정동 봉정사거리 정류장에 설치된 유개승강장도 출입구 폭이 60㎝였다. 출입구 폭 60㎝는 성인 어른들도 이용이 불편할 정도로 비좁다는 불만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은 60㎝ 폭에 가로막혀 유개승강장에서 시내버스로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신규 설치한 유개승강장의 장애인 이용 불편은 출입구 폭 뿐만이 아니다. 천안시 불당동 트윈팰리스 정류장에 설치된 4미터 표준형 유개승강장은 승강장 경계와 차도 거리가 20㎝여서 휠체어 장애인들이 시내버스에서 내려 승강장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승강장 밖에서도 장애인들이 안으로 진입할 수 없는 환경이다.

천안의 장애인단체인 한뼘인권행동의 박문희(48) 대표는 "천안시가 새로 설치하는 유개승강장이 외형은 말끔하지만 실제론 휠체어 장애인 등 일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가 전혀 반영 안 된 불편투성이의 디자인"이라며 "저상버스를 늘려도 유개승강장 문제 때문에 장애인들이 저상버스를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천안에서 무장애운동을 펼치고 있는 베리어프리네트워크의 김우수(43) 사무국장은 "기존 설치된 유개승강장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며 "전수조사와 함께 시설개선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천안시 관계자는 "계획된 유개승강장 설치 물량은 연말까지 시공을 마치고 내년에 새로 예산을 편성해 보수·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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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출입구 폭이 60cm에 불과한 유개승강장을 한 시민이 이용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12일 출입구 폭이 60cm에 불과한 유개승강장을 한 시민이 이용하고 있다. 사진=윤평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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