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학교 창의SW축전 `창의작품 경진대회`

정시지원을 위한 대학과 전공 선택을 놓고 수험생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시기다. 대학들도 특성화학과, 차별화된 교육, 높은 취업률 등을 내세워 우수학생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다양한 정부재정지원사업 유치를 통해 대학들이 자랑거리로 내세우는 특성화 학과들 중심에 `SW`가 있다. 일상의 대부분이 SW로 움직이는 SW중심사회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교육의 패러다임도 바뀌고 있다. 이미 지난 2013년에는 노벨 화학상이 `위대한 화학적 발견`이 아닌 `복잡한 화학반응 과정을 컴퓨터로 예측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데 기여한 하버드대 화학과 교수에게 돌아갔다. 미래사회가 요구하는 창의·융합인재를 키우기 위해 필요로 하는 컴퓨팅 사고력을 키우는 SW교육에 주목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에서다. 충남대학교는 `소프트웨어 중심대학사업`을 통해 SW에 재능이 있는 인재 선발부터 산업 현장중심의 소프트웨어 전공교육 강화, 지능정보사회를 견인할 융합인재 양성 등 `소프트웨어 중심의 교육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준비된 SW 인재의 산실

지난달 24일 충남대학교 컴퓨터공학과와 소프트웨어연구소가 주최하고 SW중심대학사업단이 주관한 창의SW축전 `창의작품경진대회`는 SW를 활용한 학생들의 창의적 역량과 가능성을 확인한 행사였다. SW중심대학의 교육 지향점인 `대학교육을 SW산업계 수요에 맞게 혁신`해 학생의 SW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과 사회 저변에 SW 가치를 확산시켜 나가는데 목적이 있다. 특히 스타트업은 물론 관련 분야로의 취업을 앞둔 졸업반 학생들이 자신의 아이디어에 완성도를 더해 현실적으로 작품을 구현해 내도록 하는 데 방점을 두었다. 구체적인 목표와 전략이 있어야 사업도 현실이 될 수 있다는데 착안했다. 실제 어도비사에선 직원들의 아이디어 모집을 위해 `킥박스`라는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운영, 아이디어를 현실화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 둔다.

이번 SW창의작품경진대회는 학생들의 무한한 잠재력이나 가능성을 현실로 바꾸는 마중물이 되었다. 이러한 시도가 가능한 것은 학과의 전문화된 교육과정도 한 몫을 했다. 데이터 및 소프트웨어 아키텍트 트랙, 통신 및 보안트랙, 멀티미디어트랙, SoC트랙으로 나눠 SW설계 및 개발기술, 초고속인터넷 및 웹기술, 컴퓨터보안기술, 동영상그래픽 멀티미디어처리, 인공지능, 자동화기술, 컴퓨터설계분야에 이르기까지 전문 지식을 키우는 심도있는 전공교육과정을 운영한 결과다. 자생적으로 운영되는 20여 개의 학습동아리를 중심으로 수업에서 배운 내용 뿐 아니라 동아리 자체 학습과정을 통해 수업에서 배우지 않은 내용까지 연구 대상으로 삶아 다양한 SW기술 개발을 지속해 온 것도 차별화된 성과로 이어져 학생들의 창의적 전공역량을 키우는 자양분이 되었다.

김형신 충남대 SW중심대학사업단장(컴퓨터공학과 교수)는 "학교에서 전공교육을 심도있게 가르쳐도 실제로 작품을 해 볼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 졸업 때까지 완성도 있는 작품을 만들어 보기가 쉽지않다. 학교가 나서서 기회를 제공하고 학생들은 팀워크를 통해 다양한 기초지식과 응용지식을 활용해 재학 기간 중 완성도 있는 결과물을 도출해 내는 일련의 과정은 참가자 모두에게 값진 경험"이라고 말했다.

◇SW로 꿈꾸는 스타트업

소프트웨어를 배우면 누구나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자신이 개발한 프로그램으로 창업이 가능한 시대다. 그야말로 중학생도 창업이 가능해졌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소프트웨어 개발자인 마크 저커버그처럼 흥미로 개발을 시작한 프로그램이 창업을 가능하게 했고 인생을 바꾼 사례는 무수히 많다. 2016년 11월 기준, 국내 스타트업 수는 3만3138개로 정부가 한 해 창업지원 사업에 쏟아붓는 예산 만도 6000억원을 넘었다. 이번 창의작품 경진대회에서 잠재고객 매칭 및 피드백 서비스 `FEED100`으로 우수작품상을 받은 `포텐브라더스` (컴퓨터공학과 성민규·강준모·박성진·오상민)도 컴퓨터공학과 3학년 재학생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자신들이 개발한 SW로 창업한 만큼 수준 높은 성과물을 제시한 포텐브라더스 팀은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 테스트를 통해 서비스를 의뢰, 고급의 유저들이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보고 평가하는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이들은 특히 창업 3년 이후 생존율이 40%대에 그치는 스타트업의 현실에 주목해 시장이 원하는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 제품을 개선할 수 있도록 하는 `린 스타트업(최소요건을 갖춘 제품을 빠르게 만들어 시장의 반응을 확인한 뒤 제품을 개선하는 방법론)`을 서비스의 근간으로 삼았다. 성민규 학생은 "사업 아이템에 맞는 잠재고객을 매칭받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 그리고 시장의 잠재고객들과 소통해 그들을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 개발이 `피드100` 프로그램의 핵심 프로세스"라고 말했다.

◇소프트웨어 파워가 미래 경쟁력

캡스톤 디자인을 기반으로 두 학기 동안 작품을 완성해 가는 장기 팀 프로젝트는 SW분야 숨은 고수학생들을 발굴해내는 성과로 이어졌다. 자신이 배운 지식에 창의적 아이디어를 더하고 지도교수의 전문성이 더해지면서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넘은 작품들도 다수 선보였다. `단손영만`(컴퓨터공학과 김지일·신한철 )팀은 딥러닝 기반 단일 컬러 영상에서의 손동작 인식이 가능한 작품을 선보여 대상을 차지했다. 카메라로 찍은 영상으로 딥러닝 모델을 학습하고 학습된 모델을 기반으로 단일 컬러 영상으로부터 깊이 영상을 추출해 내는 것이 기본 원리다. 이 추출된 깊이 영상으로 손 관절을 추측하고 이 위치 데이터를 이용하여 아두이노 모형손의 관절 작동을 구현해 내는데 성공했다.

김지일 학생은 "최근 몇 년 사이 VR 관련 사업 및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VR이 인기를 끄는 이유는 실제와 같은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인데 이 과정에서 사람과 기계가 상호작용하기 위한 조작 부분이 특수한 기계를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제약이 따른다"며 "고민 끝에 특수한 장치 없이 하나의 카메라만으로 손 동작을 인식하는 프로젝트를 구상, 특수 카메라(키넥트 , 깊이 카메라 등)가 아닌 일반 카메라로 촬영한 컬러 영상을 딥 러닝 알고리즘을 통해 손 관절의 위치를 분석하고 그 분석된 데이터를 이용해 아두이노를 이용한 모형 손을 작동하도록 해 손 동작과 일치하게 한 것이 좋은 평가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연계전공의 가능성 입증한 대회

올해 대회의 괄목할 만한 점은 SW연계전공 학생들의 괄목할 만한 성과다.

컴퓨터 전공 학생들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창의적이고 수준높은 작품들이 대거 선보였다. 학생 스스로가 자율적인 심층학습을 통한 창의력 발전 및 더 넓은 전공지식의 습득 기회 제공이라는 대회의 취지에 부합되었다는 평가다. 대회준비 자체가 졸업생들에게는 취업 포트폴리오가 되고 재학생들에게도 각종 대외 작품 공모전 참가를 위한 경쟁력을 키울 수 있어 학생들의 참여 열기 못지않게 실력있는 작품들이 쏟아졌다.

언어학과 유승주·조민희 팀은 `입술 마스터`라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음성교육 어플리케이션을 개발, 연계전공 분야 우수상을 차지했다.

조민희 학생은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우는데 가장 어려운 것으로 음운 체계상의 조음 위치와 방법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발음상의 어려움을 꼽았다는 신문기사를 접한 뒤 외국인 학습자가 한국어를 쉽게 배우려면 한국어 발음이 되는 위치와 음성을 들려주는 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며 "언어학 전공자로서 SW를 연계전공으로 배우면서 음성학적 위치기반 어휘학습 어플리케이션에 도전해 쉽고 재미있게 한글발음을 익힐 수 있도록 언어학적 교육효과와 SW프로그램의 장점을 접목했다"고 말했다.

김훈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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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훈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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