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선체에서 유골을 발견하고도 닷새 동안 은폐한 사건은 그야말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세월호 선체조사위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전 세월호 객실 구역에서 빼낸 물건더미를 세척하던 중 사람의 것으로 추정되는 뼛조각 한 점이 발견됐다. 하지만 해수부는 유골이 나온 사실을 선체조사위와 미수습자 가족에게 알리지 않았다고 한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이러한 사실을 까맣게 모른 채 다음날인 18일 유해도 없이 영결식을 치르고 목포신항을 떠났다. 장례를 마치고 뒤늦게 이러한 소식을 접한 미수습자 가족들에겐 청천벽력이나 다름 없었을 것이다. 찬바람을 맞아가며 뼛조각 하나라도 찾기를 눈물로 고대하던 가족들을 두 번 울리는 처사라고 할 수 있다.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을 당한 세월호 가족들이 사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고 나선 건 당연한 일이다. 이들은 "한 사람의 징계로 끝날 게 아니라 해수부 내 인적 청산과 조직 개편이 필요하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파문이 확산되자 대통령과 총리까지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함께 책임을 묻고 유가족과 국민에게 한 점 의혹 없이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유골 은폐에 대해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진상을 규명해 가족과 국민 앞에 밝히고, 책임자를 엄히 문책 하겠다"고 밝혔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인 만큼 엄중히 처리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유골 발견 은폐는 미수습자 가족뿐만 아니라 국민들에게도 충격과 분노를 안겨줬다. 그 어떠한 이유로도 변명이 될 수 없다. 담당자는 물론이고 그 윗선 최고 책임자까지 책임지는 모습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실무자의 잘못된 판단에서 빚어진 일이라고 해도 지휘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다.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엄중한 문책 있어야 한다. 그래야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을 수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미수습자 가족들의 눈물을 조금이나마 닦아주는 일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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