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 문제로 촉발된 한·중 갈등이 정상화 방향으로 가면서 충청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전망이라니 다행이다. 경제난 속에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7월부터 지역경제계가 사드 직격탄을 맞았다. 청주국제공항의 경우 사드 보복 이후 국제선 41개 노선이 19개 노선으로 절반 이상 쪼그라들었다. 면세점 판매액도 1년 사이 51억 7000만 원에서 18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중국의 K 뷰티 수요층이 급감하면서 화장품과 식품은 물론 관광, 숙박 등 업종으로까지 불똥이 튀었던 만큼 반전의 계기를 잘 살려야 한다.

충북도는 중국 여행사들이 내년 2월 춘제 특수를 겨냥한 한국 관광 상품 판매를 준비하자 유커 유치 마케팅을 본격화했다. 특히 K 뷰티 수요층을 집중 공략하고, 성형·노년층 건강검진과 연계한 의료 관광과 기업 임직원 연수 관광, 쇼핑 관광 같은 상품을 개발해 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한·중간 경제 및 인적 교류 활성화에 맞춰 관련 업종의 조속한 회복을 통해 지역경제활성화 전기로 삼기를 기대한다.

다만, 중국인 관광객이 다시 몰려온다고 해도 지나친 낙관론은 금물이다. 우리 정부가 대북 압박을 위한 중국 측의 공조를 이끌어내는 데 방점을 두다 보면 경제 분야에서 일정 부분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사드 보복 과정에서 보여준 중국의 몰상식으로 볼 때 제2, 제3의 보복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 지방자치단체 입장에선 대내외 경제 동향을 집중 점검하며 중국 시장의 움직임을 면밀히 파악해야 하겠다.

차제에 시장 다변화로 중국 의존도를 줄여 나가는 방안을 적극 모색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의 신(新)남방정책으로 아세안과 경제 협력 확대가 구체화되고 있는 건 충청권 기업들이 글로벌 수출 시장을 넓힐 기회다. 우리는 사드 보복을 당하며 관광이나 경제 분야에서 특정 국가 의존도가 지나치면 안 된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었다. 충북도로선 의료 관광객 유치를 동남아와 중동지역으로 확대해야 유사 사태 발생시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다. 더불어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강화시키는 방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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