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언론사에 광고를 하거나 각종 캠페인 등을 통해 정치후원금 조성 홍보를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밝힌 기탁금 모금액을 살펴보면 2016년에는 41억 9000만 원 정도로 2015년 55억 9000여만 원에서 무려 25%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9일 실시한 대통령선거에서의 투표율이 대부분 연령층에서 70% 이상을 보인 것과는 대조되어 씁쓸하기만 하다.

왜 그럴까? 왜 우리나라 유권자는 비교적 투표는 잘하는데, 정치후원금 기부에 있어서는 다소 인색한 것으로 비치는 걸까? 정치적 무관심이라고 하기에는 주변에 정치평론가 수준의 사람이 너무 많다. 그럼 이렇게 정치후원금 모금실적이 저조한 것은 유권자가 `정치후원금 제도` 자체를 잘 모르기 때문은 아닐까.

정치후원금에는 정당에 후원하고자 하는 사람이 선거관리위원회를 통해 기부하는 `기탁금`과 특정 정당·정치인에게 후원하려는 개인이 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후원회를 통해 기부하는 `후원금`이 있다.

`기탁금`은 공무원, 사립학교 교원 등을 포함해 국민 누구나 선관위에 기부할 수 있다. 이후 모금된 기탁금은 정당의 교섭단체 구성 여부, 국회 의석 수, 직전 국회의원선거에서의 득표수 비율 등에 따라 매 분기마다 해당 정당에 배분·지급된다.

`후원금`은 국회의원 등 정치인 및 정당이 설치한 후원회에 직접 기부하는 것으로 카드 포인트 결제, 신용카드 결제, 계좌이체 결제, 휴대폰요금 결제, 카카오페이 결제 등 다양한 방법으로 기부할 수 있다.

그 중 `카드 포인트 결제`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연간 소멸되는 카드 포인트는 대략 1300억 원 정도라고 한다. `여신금융협회 카드포인트 통합조회`사이트(www.cardpoint.or.kr)에서 신용카드 포인트를 조회해 잠자고 있는 포인트가 있으면 `정치후원금센터`(www.give.go.kr)에 접속해 기부하면 된다. 기부한 정치후원금이 10만 원 이내인 경우 전액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쓰자니 귀찮고 버리자니 아까운 포인트를 민주정치 발전을 위해 쓰기를 제안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우리가 살아가는데 이런저런 생활비가 들듯이 정치인이나 정당도 정치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정치자금이 필요하다. 우리는 보통 축의금이나 조의금을 받게 되면 그 분들의 성의에 감사해 하며, 필요한 곳에 소중히 사용하는 자신을 발견하곤 한다. 그러니 유권자에게 정치후원금 기부는 정치권력을 감시하는 방법으로 매우 유용하다. 정치후원금은 "내가 당신에게 돈을 냈으니, 당신의 정치활동은 내가 감시한다"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정치인에게 보내는 것이다.

누구나 훌륭한 정치인이 선출되기를 기대한다. 물고기에게 깨끗한 물이 필요하듯이 우리는 깨끗한 정치문화를 희망한다. 작지만 소중한 돈, 소액다수 정치후원금이 투명한 정치발전의 디딤돌이다.

- 배필수 대전시서구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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