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주부 김모씨는 최근 갑자기 마려운 소변을 참을 수 없어 소변이 새어 나와 속옷이 젓는 경우가 많았다. 가끔은 크게 웃다가도 실수를 하는 경우가 있어 외출하기가 두려웠다. 김씨가 병원에서 받은 진단은 `요실금` 이었다.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불청객 중 하나가 요실금이다. 특히 요실금은 출산 여성 상당수가 경험하고 있는 대표적인 여성 질환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출산 이후의 여성 뿐 아니라 젊은 여성들 중에도 소변 횟수가 잦고, 소변이 마려우면 참지 못하고 새는 증상도 나타난다. 요실금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사람을 만나기가 두려워지고 삶의 질이 현저히 저하되며 정신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장영섭 건양대병원 비뇨기과 교수의 도움말로 요실금에 대해 자세히 알아 본다.

◇요실금= 요실금(尿失禁)은 소변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다는 뜻이다. 최근 요실금으로 인해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요실금은 성인 여성의 49%에서 평생 동안 1번은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체 요실금의 절반은 기침을 하거나 크게 웃을 때, 등산과 같은 운동을 할 때 자신도 모르게 소변이 새는 복압성 요실금이다. 국내에는 약 500만 명 정도의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주로 40-50대 여성에게 호발 하지만 젊다고, 남성이라고 안심하기 어렵다. 요실금의 발생빈도는 고혈압, 당뇨, 우울증 등과 같은 만성질환보다도 훨씬 더 높은 유병률을 나타내고 있다.

◇요실금의 종류= 요실금의 종류는 증상에 따라 복압성 요실금, 절박성 요실금, 일류성 요실금, 혼합성 요실금 등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복압성 요실금은 기침이나 재채기, 줄넘기 등을 할 때 소변이 새는 것을 말하며, 절박성 요실금은 소변이 급한데 참지 못하고 화장실에 가다가 실수하는 것을 말한다. 일류성 요실금이란 방광에 소변이 가득 차있는데도 불구하고 소변을 보지 못해 요도를 통해 흐르는 것을 말하고, 혼합성 요실금은 앞서 말한 복압성 요실금과 절박성 요실금 증상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것을 말한다.

◇과민성방광과 절박성요실금= 흔히 과민성방광이라고 불리는 질환은 여성에서 많은데, 소변이 급할 때 참지 못함을 주 증상으로 한다. 또 소변을 자주 보는 빈뇨, 수면 중에 화장실에 가는 야간뇨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하루에 소변을 8번 이상 보거나 소변이 일단 마려우면 참지 못하는 경우, 어느 장소에 가더라도 화장실의 위치부터 알아두는 경우, 화장실이 없을 것 같은 장소에는 잘 가지 않거나 화장실에서 옷을 내리기 전 소변이 나오는 경우 중 한가지라도 해당되면 과민성 방광일 가능성이 높다. 또 소변이 샐까봐 물이나 음료수 등의 섭취를 제한하거나, 화장실을 너무 자주 다녀 일을 하는데 방해가 되는 경우, 패드나 기저귀를 착용하는 경우, 수면 중에 2번 이상 화장실에 가는 경우도 이에 해당된다.

◇복압성 요실금의 원인= 복압성 요실금이 왜 생기는지 실제로 아직까지 정확한 원인은 모르지만 많은 연구에 의하면 출산 및 노화로 인한 골반저근(골반을 싸고 있는 근육)과 요도 및 방광주위 조직이 약해지고 요도점막이 위축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부의 압력이 증가될 시 소변누출을 막기 위한 요도의 기능이 저하돼 결국 소변을 누출하게 되는 것이다.

출산 시 아기의 머리가 질을 통해 빠져나올 때 방광이 눌리고 주위조직인 근육, 인대, 신경 등에 손상을 받은 상태에서 노화가 이뤄지면 복압이 올라갈 때 소변이 새는 증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실제로 다(多)출산 여성에서 요실금 증상이 많이 발견되고 있다.

요실금 환자들은 항상 속옷을 자주 갈아입어야 하고 특히 외출을 할 때는 패드나 기저귀를 착용해야 하며 줄넘기, 달리기, 에어로빅 같은 운동은 피하게 된다. 또 수분섭취를 제한하게 되고 오랜 외출을 꺼릴 수밖에 없다. 일반인들과는 다르게 소변에 대한 생각을 항상 생각하게 되고 창피하다는 생각에 우울증이 생기기도 한다.

◇진단= 진단을 위해 가장 먼저 하는 것은 병력청취다. 배뇨양상을 확인하고, 소변을 자주 보는지 약을 먹고 있는지, 과거에 수술을 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파악한 후 신체검사 및 소변검사 등을 진행한다. 복압성 요실금이나 배뇨증상은 질환 외에 다른 질환이 있을 때에도 똑같이 생길 수 있는 증상이고, 결석이나 암, 염증이 있을 때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소변검사는 매우 중요하다.

환자가 직접 작성하는 배뇨일지 또한 굉장히 중요한 과정이다. 실제로 병원에 오게 되지만 어떤 비용이 드는 검사가 아니고 본인이 3일 동안 소변양상을 체크하는 것인데 언제 소변을 봤는지, 양은 어떤지에 대해 체크해 가져오면 요실금 뿐 아니라 다뇨, 당뇨 등 다른 전신질환까지 진단할 수 있다. 병력청취, 소변검사, 신체검사, 배뇨일지 등의 기본검사를 마친 후 요배양검사, 요세포검사, 요류검사, 잔뇨검사, 요역동학검사 등을 추가로 시행한다.

◇요실금의 치료= 수술은 가장 치료성적이 좋긴 하지만 요실금의 종류와 환자의 상태에 따라 약물치료, 운동치료가 오히려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고 모든 환자가 수술을 받을 수도 없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비수술적 치료로는 생활방식에 변화를 주는 행동요법과 약물치료, 질 내 또는 요도 내 기구를 이용한 치료, 골반저근의 재활운동을 통해 이뤄진다.

요실금의 증상정도가 어느 정도로 심한지 파악하고 사회적 활동에 지장을 줄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권유하게 되는데, 환자에 따라서는 수술을 할 수 없는 경우도 있고, 출산계획이 있는 환자에게는 수술을 할 수도 없다. 요실금 수술은 20분 정도가 소요되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에 속하며, 여러 연구에서 수술 후 약 15년 정도는 충분히 괜찮다고 알려져 있다. 간혹 빨리 재발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럴 경우에도 재수술이 가능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박영문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