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끼에 열정의 엔진을 달다, 충남 특성화고·마이스터고] 16. 충남조선공고

충남조선공고 조선전기과의 한 학생이 전기 배선 관련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조선공고 제공
충남조선공고 조선전기과의 한 학생이 전기 배선 관련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조선공고 제공
충남조선공고는 1940년 `장항공립농업전수학교`로 개교한 이후 장항농고, 장항농공업고라는 명칭을 거쳐 장항공고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충남 4대 공업고등학교`로 활약하며 공업분야 인재를 키워오던 학교는 2009년 조선분야 특성화고로 지정, 마이스터고처럼 전국단위 모집이 가능한 현재의 충남조선공고로 탈바꿈했다

인공지능(AI)으로 대변되는 지능정보사회에서 기술직은 새로운 기회를 맞이하게 된다. AI가 발달하더라도 배관을 놓고 특수용접을 하고, 전기 배선하는 일들은 대처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그런 의미에서 충남조선공고는 조선분야에 특화된, 그리고 미래 사회에 걸맞은 인재로 성장하는데 최적의 조건을 갖춘 곳이다. 77년 전통을 자랑하는 충남조선공고는 이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재를 육성하기 위한 준비를 끝마쳤다.

◇불황에도 여전한 수요…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만의 `기술`=승승장구하던 조선업은 최근 군산조선소 폐업, 3대 조선소의 수주 절벽 등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어려워진 조선업계의 현실때문에 충남조선공고 입학을 망설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충남조선공고는 이에 대해 학교의 교육은 `조선업`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김경남 충남조선공고 교장은 "우리 학교는 조선업으로 취업하는 학교가 아니라 고도화된 조선기술을 익혀 산업 전반에 적용하는 기술 인재를 육성하는 학교"라며 "실제 취업률도 조선업 분야 취업자는 그리 많지 않은데, 이는 조선업 분야로만 취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정밀한 용접이 가능한 기술자, 좁은 선실안에 정확하게 배관하고 배선할 수 있는 기술자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학교의 철학과 교육 방향은 다양한 국책 프로그램에 선정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충남조선공고는 2015년 `절삭분야 도제학교`에 선정된 것을 시작으로 올해 교육부지정 매력적인 직업계고 육성사업까지 선정되면서 매년 수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지원받고 있다. 해당 프로그램의 지원금은 모두 학생들의 교육활동에 사용된다.

특히 학교가 졸업 전 최다 자격증 취득학생에게 노트북을 시상하고 있는 만큼, 학생들 스스로도 학습에 대한 열의를 보이며 전공 교과 실력 향상에 매진하고 있다.

◇다양한 실습실을 비롯한 현장 맞춤형 실무 교육=충남조선공고의 학습 시설은 웬만한 전문대 수준을 뛰어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조선기계과`의 설계를 위한 실습실은 2D설계와 3D설계, CNC가공을 위한 설계실, 배관 설계를 위한 설계실 등 컴퓨터 설계 실습실 등 4개실이 구축돼 있다. 또 설계 이후 제작이 가능한 3D프린터 실습실, 컴퓨터기반 가공 장비인 CNC선반 실습실, CNC밀링 실습실 등이 마련돼 있다.

설비분야로는 산업전반에 쓰이는 전기용접, 부가가치가 큰 재료를 다루고 연봉이 높은 특수용접, 배관기술을 배울 수 있는 배관 실습실 등이 있다. 1학년 신입생들의 경우 기계과에 들어와 다양한 장비들을 단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기계기초공작실습실이 따로 준비돼 있다. 이와 같은 장비를 통해 학생들은 단순 이론이 아닌 실무중심으로 수업을 받고 있다.

덕분에 조선기계과 1학년 학생들은 이달 들어 `조립형 아령 제작 프로젝트` 수업을 통해 무게 조절이 가능한 아령을 만들고 있으며, 2학년 학생들은 용접으로 수십 장의 철판을 붙여 화목 난로를 만드는 수준까지 이르게 됐다.

조선기계과 학생들은 적성과 능력에 따라 졸업 전까지 용접기능사, 특수용접기능사, 배관기능사, 컴퓨터응용선반기능사, 컴퓨터응용밀링기능사, 전산응용기계제도, 기계조립기능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고 졸업할 수 있다.

`조선전기과`는 전기기기, 전장정비, 전장제어, 자동화설비, 전력설비 등의 체계적인 이론과 실습 교육을 통해 전기전자 설비를 시공하고 운영할 수 있는 전문기능인을 양성한다.

다양한 실습과 탄탄한 이론을 바탕으로 각종 대회를 휩쓸고 있는 충남조선공고 조선전기과는 2011-2017년 충남기능경기대회 동력제어 부분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획득하며 전국적인 유명세를 얻고 있다. 같은 기간 전국기능대회에서 금메달 2회, 은메달 2회, 동메달 1회, 우수상 2회, 장려상 1회 등 다수의 입상을 하며 실력을 뽐내고 있기도 하다. 특히 2013년에는 세계기능경기대회 동력제어부분에서 전성현 학생이 우수상을 획득하면서 유명세를 더했다.

조선전기과 학생들은 졸업 전 전기기능사, 승강기기능사, 생산자동화기능사, 철도전기신호기능사, 전자기기기능사, 전자계산기기능사 등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개선된 접근성, 편리한 기숙사로 학생들에게 `인기 만점`=서천군 장항읍에 자리 잡고 있는 충남조선공고는 충남 최서남단에 자리 잡아 교통 환경이 다소 열악한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서천-공주간 고속도로, 서해안고속도로가 개통됐을 뿐 아니라 장항선이 금강하구둑을 통해 익산과 대전을 연결하게 되며 교통 접근성이 크게 개선됐다.

학교는 현재 외부 학생들을 위한 무료기숙사도 운영하고 있다. 기숙사생들은 희망에 따라 족구·배드민턴·탁구 등 방과 후 프로그램에 무료로 참여할 수 있으며, 60석에 달하는 독서실과 e-스포츠실·헬스장도 운영하고 있어 학생들의 복지후생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기숙사생들을 위한 바비큐 파티인 `뒤뜰 야영`은 학생들로부터 호응을 얻으며 기숙사 생활에 대한 만족도 역시 높이고 있다.

충남조선공고 관계자는 "학교는 내달 23-24일 이틀 간 전국단위로 신입생을 모집한다"며 "모집 부문은 조선기계과 40명 2개반, 조선전기과 20명 1개반이며 중학교 졸업 예정자나 이에 준하는 자격을 갖춘 학생이면 성별이나 지역과 관계없이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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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조선공고 학생들이 수치제어선반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조선공고 제공
충남조선공고 학생들이 수치제어선반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조선공고 제공
충남조선공고 학생들이 배관 실습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가스용접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조선공고 제공
충남조선공고 학생들이 배관 실습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가스용접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조선공고 제공
충남조선공고 학생들이 기계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조선공고 제공
충남조선공고 학생들이 기계 실습을 하고 있다. 사진=충남조선공고 제공

전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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