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을 맞아 진드기가 매개가 되는 감염병으로 인해 비상이 걸렸다. 올 들어 야생 진드기가 옮기는 열성 감염환자와 사망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충북 옥천에선 쓰쓰가무시증 환자가 발열과 발진 증세를 보이다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매년 쓰쓰가무시로 인한 사망자가 나오고 있지만 충북에선 지난 2013년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충북도 역학조사 결과 사망자는 쓰쓰가무시증 양성반응이 나타났고, 밭에서 일하다 털진드기에 물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진드기에 의한 전형적인 가을철 감염병 피해라고 할 수 있다.

진드기에 의한 열성 감염병은 참진드기가 옮기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과 털진드기가 매개인 쓰쓰가무시증이 대표적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SFTS 환자는 법정감염병으로 지정된 2013년 이후 매년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 165명이 발생했고 19명이 숨졌다. 하지만 올 들어 8월 말 현재 전국에서 139명이 발생해 31명이나 숨지는 등 갈수록 늘어나고 있어 문제다. 쓰쓰가무시 환자 역시 올 들어서만 1828명이나 발생했다. 다른 어느 해 보다도 많은 환자가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폭염 등 이상기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미 지난 7월 쓰쓰가무시 등을 올 해 유행이 우려되는 감염병으로 발표한 바 있다. 집중호우와 무더위 등이 감염병의 매개체를 증식시키고 활동을 왕성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쓰쓰가무시증은 야외활동이 많은 가을에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SFTS는 참진드기가 활동하는 4-11월에 주로 환자가 발생하지만 쓰쓰가무시증은 털진드기 활동이 왕성한 9-11월에 90% 이상 집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당국이 가을철 긴장을 늦추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진드기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선 개개인의 주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국의 산과 들을 대상으로 방제작업을 벌일 수 없는 맹점이 있는 탓이다. 농사일이나 산행 등 야외활동 때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풀밭에 눕는 일은 삼가야 한다. 당국도 감염병 예방활동을 좀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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