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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키우고 가족을 살찌웠네…자연의 선물 넘치는 땅

2017-10-19기사 편집 2017-10-19 14: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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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땅 가로림만, 지속가능한 미래는] ②충남의 젖줄, 그 역할과 의미

첨부사진1가로림만과 인접한 태안군 이원면 사창 2리 마을 주민들이 감태를 틀에 넣는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태안군 제공
가로림만은 천혜의 자연환경을 바탕으로 지역민의 젖줄로서 활약했다. 각종 어류의 산란장소로 활용되는 연안지역, 패류 채취 장소로 이름을 날린 갯벌은 수산자원의 보고와도 같은 곳이다. 어업뿐 아니라 과거 염전업도 활발히 이뤄진 가로림만은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지역민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했다.

가로림만은 현대에 들어 간척사업이 활발하게 펼쳐지며 식량 증산의 핵심 기지로서 활용됐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관광지로서의 위상도 확립하며 인접 지역에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가로림만은 오래 전부터 지역민들에게 수많은 혜택을 제공했지만, 발전 잠재력 역시 뛰어나 환황해권 시대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곳으로 부상하고 있다.



◇풍부한 수산자원 바탕으로 인근 지역 생명줄로 활약=가로림만은 바다가 제공하는 각종 자연자원에 기초한 어촌 공동체가 발달했다. 어촌공동체는 일반적으로 농업의 비중이 높을 경우 농업중심형, 농업·어업이 혼합됐으면 혼합형, 어업 비중이 높은 어업중심형으로 분류된다. 인근 지역 중 가로림만과 거리가 가까운 곳은 어업의 비중이 높고, 갯벌과 가까운 곳은 각종 패류 양식이 발달한 양상을 보인다.

어민들은 과거 돌을 쌓아 만든 '독살'과 같은 전통적인 어로 방식으로 물고기를 잡았다. 함정 어구인 독살은 조수간만의 차가 큰 지역에서 대부분 사용되는데, 연안에 어족자원이 풍부할 경우에만 이용이 가능하다. 때문에 해당 어획방식은 태안반도 일대에 널리 퍼진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근대에 들어 다양한 방법으로 어획이 이뤄지며 전통적인 어로 방식은 흔적만이 남게 됐다.

전통방식을 사용하던 가로림만 인근 지역의 어업은 일본의 진출로 변화의 양상을 보였다. 일제강점기 당시 태안반도와 서산 일대 조선 어민들은 일본인들이 사용하는 동력어선과 근대 방식의 어구, 다양한 양식업 등을 수용하며 기존과 달리 대량 포획이 가능해진 것이다.

광복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어획량이 늘기 시작한 가로림만은 현대식 어업이 도입된 이후부터 어획량이 대폭 증가했다. 비록 1960년대 초까지 많이 잡히던 가로림만의 대표 어종인 청어는 현재 자취를 감췄지만, 우럭과 놀래미 등은 여전히 많이 잡혀 지역민들에게 더없이 소중한 자원으로 활용되고 있다.

가로림만의 갯벌은 간척사업의 영향으로 과거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다. 하지만 갯벌을 이용한 어업은 지금도 마을 주민들의 중요한 생계 수단이다. 영세 어민들의 경우 자본 투자가 크게 필요치 않은 자연 상태의 패류·해조류 채취로 생활을 유지하며, 마을 어촌계 차원에서도 상당한 규모의 양식을 추진해 주요 소득원이 되고 있다.

가로림만의 축복받은 생태는 이제 관광업의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전국의 어촌지역이 여가 장소로 활용되기 시작하며 가로림만 역시 명소로 부상하게 된 것이다.

특히 가로림만 인근 지역에서 운영되는 관광체험 프로그램은 지역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돼 관광객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서산시 지곡면 일대에서는 바지락 캐기와 선상낚시, 전통어로 체험, 참맛 잡기 등의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으며 태안군 이원면도 염전체험과 독살체험, 낙지잡이 체험 등이 진행되고 있다. 자연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양한 관광프로그램을 제공해 지역의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한 것이다.



◇간척 통해 염전에서 농경지로…가로림만 개발의 역사=꾸준한 간척사업이 추진된 가로림만 일대의 해안선은 1900년대 초반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간척지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하며 지속적으로 사업이 추진됐기 때문이다.

사실 가로림만 일대의 간척사업은 조선시대 기록에도 나와 있을 정도로 역사가 깊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이 종료된 이후 새로운 농경지가 필요했던 시기, 국가 차원에서 간척·개간 사업을 적극적으로 실시했던 것이다. 당시에는 가로림만 뿐 아니라 서해안의 다른 지역에서도 간척사업이 활발히 추진됐을 정도로 간척에 대한 수요가 높았다.

하지만 가로림만은 다른 간척지와는 다르게 염전화를 목적으로 간척사업이 진행됐다. 인근 아산만 지역에서 농경지 확보를 위한 간척사업이 추진됐다는 사실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가로림만 간척지가 염전을 목적으로 개발된 이유는 인근 지역에 하천이 발달하기 어렵다는 환경적 요인에 기인한다. 간척지를 농경지로 전환하려면 소금을 빼기 위해 충분한 양의 담수가 필요한데, 가로림만 일대가 구릉성 평지인 탓에 하천이 발달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 때 만들어진 염전의 일부는 현재까지 남아있는 경우도 있고 폐염전은 양식장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가로림만 간척지가 농경지로 변모하기 시작한 때는 일제강점기부터다. 일제가 1920년대 산미증식계획 등의 수탈 정책을 추진하면서 개간·간척을 적극적으로 시행했던 것이다.

이후 광복이 이뤄지고 전쟁 뒤 북한 피난민마저 대거 이주해 옴에 따라 간척사업에 대한 요구는 더욱 높아졌다. 때문에 1960년대부터는 전보다 더 큰 규모로 간척사업이 진행됐다. 이후 1970년대에는 공유수면 농업용 매립 면허권을 갖고 있던 농림부가 지금의 농어촌공사를 설립하며 대규모 간척사업이 본격 추진되기에 이르렀다. 일례로 서산시 지곡면은 1961-1964년까지 각지에서 6만-42만㎡의 매립이 이뤄졌지만, 1965-1977년까지 사업이 추진된 '개풍농장'은 316만㎡를 매립해 기존의 그것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을 보였다.



◇각종 수산자원 풍부…교통 발전 등에 따른 잠재력도 '발군'=가로림만은 행정구역 상 서산시와 태안군으로 나뉘어 있다. 태안군의 경우 태안읍과 원북면, 이원면이 인접하고 있으며 서산시는 대산읍과 지곡면, 팔봉면과 접하고 있다. 6개 읍면에는 2015년 기준 6만 3900여 명의 인구가 거주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6만 2700여 명이 거주하던 것에 비해 다소 증가한 수치다.

어업이 발달한 지역인 만큼 가로림만 권역의 어촌계는 서산시 14개, 태안군 10개 등 총 24개가 존재한다. 2015년 기준 연간 어업 생산량도 5188t에 이른다. 주요 생산품목은 굴과 바지락, 낙지, 꽃게, 우럭, 감태 등이다. 이중 지곡면의 경우 굴과 감태, 낙지, 미역 등 1395t를 생산해 지역에서도 가장 많은 생산량을 자랑한다.

가로림만은 간석지가 발달한 만큼 방조제도 많이 설치돼 있다. 충남지역에 분포돼 있는 국가관리 방조제 21개소 중 가로림만에만 4개소가 위치해 있고, 충남의 지방관리방조제 249개소 중 83개소가 위치하고 있을 정도다. 국가관리 방조제 4곳의 수혜면적은 8780만㎡에 달하고, 지방관리방조제 83곳은 1046만㎡에 이른다.

해역에는 유인도서 4곳과 무인도서 48곳이 있다. 특히 무인도서 48곳의 절반이 넘는 26곳은 이용이 가능한 유형이기 때문에 개발 잠재력이 매우 높은 곳으로 분류된다.

점차 편리해지는 교통 접근성은 가로림만 발전에 있어서 가장 큰 무기라고 할 수 있다. 현재 가로림만 권역은 4개 노선의 국도, 4개 노선의 지방도가 통과한다. 서해안 고속도로가 서산시 동부지역을 통과하고 있어 수도권과의 연결이 매우 편리하다는 점도 접근성을 높이는 주요 요인이다. 무엇보다 향후 대산-당진 고속도로가 개통될 예정인 만큼, 가로림만과 다른 지역과의 접근성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전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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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2가로림만 인근 지역에서 운영되는 관광체험 프로그램은 지역의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웅도폐교(사진) 역시 현재 어촌휴양마을 체험수련관으로 탈바꿈했다. 사진=서산시 제공
첨부사진3가로림만 인근 영세 어민들의 경우 자본 투자가 크게 필요치 않은 자연 상태의 패류·해조류 채취로 생활을 유지한다. 웅도 주민들이 조개를 채취하고 있는 모습. 사진=서산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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