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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식 셰프의 본 테이블] 두부 백서

2017-10-10기사 편집 2017-10-10 16:5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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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실록에 따르면 명나라에 사신으로 간 성달제는 명의 황제에게 조선의 두부요리를 갖다 바쳤다고 한다. 명황제 선덕제는 맛을 보고 크게 기뻐하며 성달제에게 벼슬을 내렸다. 그리고 조선의 두부장인을 명나라에 두고 두부를 즐겼는데, 조선두부를 너무 좋아한 나머지 6년 후엔 두부 만들 사람을 더 보내라는 칙서를 조선으로 보냈다고 한다. 두부는 콩으로 만든 서민음식이란 인식이 강하지만, 당시 양반들은 두부를 특별한 음식으로 맛있게 즐겼다. 포회(泡會)라는 야외 두부파티를 즐겼으며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에는 10월에 연포탕(軟泡湯)이라는 두부꼬치 전골을 즐겨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조선두부를 중국으로 역수출하긴 했지만 사실 두부의 기원은 중국이다. 한나라 회남의 왕자 '유안'이 불로장생할 음식을 만드는 중 우연히 탄생했다는 이야기가 가장 유명하다. 이외에도 몽골 유목민이 치즈 만드는 것에서 착안했다는 이야기도 있고 중국이 아닌 인도에서 시작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두부의 역사는 단순히 계산해도 몇 백 년을 이어졌다는 것. 우리나라에는 고려말기 중국에서 들어왔다.

중국인들은 두부를 아무리 먹어도 질리지 않는다는 의미인 '백흘불염(百吃不厭)'이라 찬양한다. 단단한 북두부, 부드러운 남두부, 얼린 두부, 눌러먹는 두부, 차갑게 먹는 두부 등 종류 또한 매우 다양하다. 차가운 두부인 샤오충반또푸(小?拌豆腐)나 따뜻한 마파두부(麻婆豆腐) 등 대부분은 우리 입맛에도 잘 맞는 두부요리지만 두부를 발효시켜 만드는 취두부(초우또우푸, 臭豆腐)는 우리의 홍어요리 이상으로 독특한 향을 내뿜어 처음 접하는 이들에겐 고역이다. 이름 그대로 두부를 썩혀 냄새나게 만든 것.

한중일 삼국 중 가장 늦게 두부를 접한 일본은 그들만의 두부역사를 만들어왔다. 요식업을 시작하면 몇 대 째 내려가는 전통이 있는 일본, 두부 가게 또한 3-4대, 길게는 8대까지 이어져온다고 한다. 일본 두부를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부드러움'이라 할 수 있다. 차게 해 양념에 찍어먹거나 된장국에 넣어 먹는 데 주로 사용되기 때문에 일본두부는 수분을 많이 함유시켜 부드럽게 만든다. 두부의 영어이름 토푸(topu)는 일본식 발음을 따른 것이다.

콩은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는 말이 있다. 콩은 그 영양가를 따지는 것이 말해 입 아플 정도로 최고의 영양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만 콩의 단점은 낮은 소화흡수력인데 두부는 그 단점을 상쇄시킨다. 콩을 두부로 가공하면 소화흡수율이 95%로 높아져 필수아미노산, 필수지방산 그리고 칼슘까지 그대로 섭취할 수 있다. 그리고 두부로 가공되면 그대로 먹을 때보다 지방분이 적어져 세포의 노화를 지연시켜준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심혈관 질환에 좋고 식이섬유, 칼슘 덕분에 변비, 골다공증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칼로리는 낮지만 수분함유량이 많아 높은 포만감을 줘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최고라 한다. 슈퍼 푸드가 각광받고 있는 지금과 미래에 두부만큼 잘 어울릴 음식은 없을 것이다. 새로이 식재료, 음식들이 개발되고 연구되고 있지만 두부 만큼의 '역사'를 가진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음식은 없을 것이라 단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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