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롯데가 오늘 충남도와 20년 간 부여 백제문화단지에 대한 운영권을 행사하는 내용의 업무 위·수탁 계약을 맺는다. 100만 평 규모의 백제문화단지는 막대한 공공 재정을 투입해 재현한 백제역사문화의 결정판이다. 이런 역사적 자산을 민간 업체가 맡기로 한 것은 불가피한 정책 결정으로 보인다. 그동안의 누적 운영적자가 말해주듯 지방정부가 운영을 맡았지만 한계에 봉착한 셈이고 그러다가 호텔 롯데와 위탁 운영 협의가 잘 마무리 돼 소정의 계약 절차를 밟기에 이르렀다.

백제문화단지는 백제관련 건축물 등 시설 고증, 사실성 면에서 백제왕궁을 방불케 하지만 폭발적인 관광수요를 창출하는 데 한계가 뒤따르고 있는 현실을 부정하기 어렵다. 자연히 충남도 입장에서는 힘에 부치지 않을 수 없고 그래서 최종 대안으로 떠오른 카드가 테마파크 운영 경험, 자본력 등 면에서 검증된 호텔 롯데라 할 수 있다. 충남도와 도민 입장에서도 호텔 롯데가 나서주기로 한 것에 대해 기대감을 가질 만하다. 롯데 기업집단내에서 호텔 롯데는 체류형 관광, 숙박 및 휴양, 레져 부문에 특화된 기업이며 이 때문에 관련 노하우와 혁신 아이디어가 백제문화단지 운영에 접목되면 충청권 역사문화 관광 축으로서 견고하게 뿌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백제문화단지로 접근하는 초입에 호텔 롯데 계열의 롯데 부여리조트가 길목을 지키고 있는 것도 호텔 롯데의 유리한 요소라 할 수 있다. 특히 내국인은 물론이고 인접한 일본, 중국 등을 포함한 잠재적 관광 시장을 감안할 때 백제문화단지와 부여리조트 조합은 월등한 강점이라 해도 틀리지 않는다. 롯데 측은 이외에도 안면도 관광지 일부 지구 개발 사업에도 우선협상자 지위에 있어 충남도 관광정책과는 `동행`하는 입장이기도 하다.

호텔 롯데는 백제문화단지에 대한 본격 운영·관리를 앞두고 사운을 걸겠다는 비상한 각오를 다질 필요가 있다. 아울러 백제 왕국의 역사와 혼, 숨결이 관광자산의 핵심임을 유념해 조급해 하지 말고 공익적 기능을 잘 승계해야 한다. 그런 가운데 호텔 롯데가 `미다스의 손`임을 차분히 증명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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