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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학생으로 산다는 것

2017-09-25기사 편집 2017-09-25 18: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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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으로 18년 만에 돌아와 학생들의 해맑은 표정과 소리를 듣고 있자니 즐겁기 한량없다. 교원은 학생과 함께 배우며 사는 존재라서 그런 것인가?

인간의 위대함은 현재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지나온 발자취를 되돌아보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잡는다는데 있다. 그런 의미에서 학생에게나 교원에게나 학교는 이전까지의 학교생활(한 학기 또는 한 학년) 동안 자신이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고 좀 더 알찬 새로 나아갈 길을 설계하는 중요한 시·공간이다.

그런데 많은 학생과 교원이 그 중요성은 알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가 학년말 또는 학교 졸업을 앞두고서야 아쉬워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금년 7월 교직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1학기 종강을 며칠 앞두고 제자들에게 그러한 이야기를 했더니 그 중 한 학생이 변명을 한답시고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도 하잖아요" 하며 격언을 오용하고 있어서 혼을 내준 적이 있었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격언은 계속해서 실패를 해도 좋다거나 실패를 변명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실패의 경험을 다음 성공의 밑거름으로 삼으라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우리들은 실패의 원인을 분석해 성공을 위한 제대로의 방법을 찾는 데 힘써야 한다.

그러한 의미를 살려 필자가 과거 중학교 교사 시절에 담임을 맡았던 학급에 '노력은 성공의 아버지'라는 급훈을 게시하였던 기억이 난다. 최선의 노력 속에 오는 실패는 성공의 밑거름이 되고, 이때의 실패가 진정한 성공의 어머니로(자상한 보살핌이 원만한 인격 형성의 기초로) 작용하고, 그러한 노력이야말로 성공의 아버지로(엄한 훈육을 통해 인성 완성의 뿌리로) 다가섬을 생각하며, 항상 성공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다짐해 보자는 뜻에서 말이다.

학생! 배우며 산다는 것은 최고의 가치이다. 학생일 때는 많은 것이 용서되기도 한다. 그런데 우리들은 공기의 소중함을 잘 모르듯이 학생 시절에는 배운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지 대개는 잘 모르고 지낸다. 학생이 아닌 신분, 삶에 지쳐 배움을 놓고 지내는 어른이 된 후에 많은 사람이 후회한다.

알고자 하는 것, 무언가를 탐구하는 지적 호기심이 없었다면 문화가 형성되지도 발전되지도 않았을 것이다. 바로 배우며 살아온 덕택에 인류 문명이 발전해 왔다. 인간은 끊임없이 배워야 하고 그렇게 배우며 사는 학생이 가장 인간다운 존재이다. 여타의 동물과 달리 인간이 인간다운 가장 큰 특징은 항상 배움을 갈구하고 배우면 배울수록 더욱 배우고자 하는 것이라 감히 단언한다.

무의미하게 지나쳐온 학창 시절을 아쉬워하는 사람들, 특히 지나온 1학기에 부족함이 있었음을 느끼는 학생들에게 당부하고 싶다. 아직도 늦지 않았다. 자신이 지난해 또는 금년 1학기에 실패한 것, 최선을 기울이지 않았던 일들을 되돌아보고 그 원인을 찾아 지금, 그리고 내년에 노력할 일, 달성할 목표를 세워보라고.

지난 해 또는 전 학년의 성취가 크고 작음에 얽매이지 말고 새롭고 알찬 목표를 세우고 그 성공을 위해 노력할 과제들을 구체적으로 하나하나 정해 보자.

목표가 중요한 것은 목표를 달성하게 되기 때문이 아니라, 목표를 정하게 되는 순간부터 그 목표를 향해 다가서는 자신을 보게 되고 그것에 고무되어 한결 더 빨리, 한결 더 쉽게, 한결 더 목표방향에 가까이 다가서게 되기 때문이다. 설령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더라도 목표 근처에 다가서게 된 자신을 발견하게 되어 자신감을 갖게 된다. 목표가 없으면 어디로 갈지 모른 채 무작정 항해하는 난파선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하루라도 빨리 자신의 목표를 정하기를 권한다. 이는 학생뿐만이 아니다. 교원도, 학부모도 누구나 자신이 현재 위치한 곳에서 더 발전된 목표(꿈)를 정할 때 현재 자신의 삶이 보다 의미 있어지고 더 나은 보람된 삶을 영위하고자 끊임없이 노력하게 된다.

돌이켜 보면, 중학교 시절 정한 나의 인생 좌우명인 '노력의 열차를 타면 반드시 성공의 역에서 내린다'를 수없이 되새김질한 결과 현재의 내가 존재한다.

후배들에게 말하고 싶다. 삶의 목표 또는 이루고 싶은 꿈, 혹은 인생 좌우명을 하나 만들라고. 그리고 묵묵히 학생의 길, 배우며 살다 보면 언젠가는 지나온 발자취를 후회하지 않는, 현재의 자신의 삶을 즐겁게 영위하는 자랑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권기원 대전 문정중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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