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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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어느 사장님과 임원들을 모시고 지금의 대청호변 냉천마을 찬샘정에 닿았을 때, 한 분의 탄성이 나왔다. "허-, 대전에도 바다가 있었네요." 그렇다. 대청호는 마치 다도해처럼 우리 곁에 있다.

시민들은 대전에 와도 볼 게 없다고 말한다. 하지만 우리가 그저 무심히 간과하기 때문이 아닐까.

갑천변 과학공원과 문예공원 권역은 세계적으로도 드문 공간이다. 국립중앙과학관, 드라마스튜디오큐브, 엑스포과학공원 한빛탑과 기념관, 대전컨벤션센터, 천연기념물센터, 청소년문화센터, 한밭수목원, 연정국악원, 엑스포시민광장, 무빙 쉘터, 이응노미술관, 시립미술관, 예술의전당 등이 집적돼 있고, 무엇보다 보행전용의 대전브리지-엑스포다리가 매력포인트다.

대전천변 원도심인 대전역과 옛도청 사이 1㎞ 공간도 매우 독특한 곳이다. 중앙시장 한복거리·그릇거리, 이글스플라자, 위캔센터, 먹자골목, 대전아트시네마, 국내 최장의 지하상가, 인쇄거리, 한의약거리, 칼국수거리, 줄기세포모양 지붕의 목척교, 대전천 돌다리, 거리의 영상관인 스카이로드, 대흥동 문화예술의 거리, 옛도청 대전근현대사전시관과 야간경관, 대전창작센터·대흥동성당 등 10여 동의 근대건축물, 대전의 명물 성심당 등 다종다기한 관광요소가 모여 있다.

갑천과 대전천 인근에서는 주말마다 전문가와 아마추어, 동호인 등이 선보이는 다양한 공연, 전시 등 예술 활동과 각종 행사가 넘친다. 대표축제만 9개다. 그 중 국제와인페어, 사이언스페스티벌, 견우직녀축제, 힐링아트페스티벌, 디쿠페스티벌 등 축제가 이 두 관광 권역에서 개최된다.

자연과 역사, 과학, 인문자원 등을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음과 같은 투어가 가능하다.

과학 투어, 4차산업 투어, 유학(儒學) 투어, 3대 풍운아 투어(망이, 송시열, 신채호), 산성 투어, 선사시대 투어, 박물관 투어, 근대건축 투어, 현대건축 투어, 갤러리 투어, 다크 투어, 영화촬영지 투어, 3대하천 투어, 5대 명산 투어, 골목 투어, 유일무이 투어, 전통시장 투어, 대청호 경관 및 생태체험 투어, 철도유산 투어, 베이커리 투어, 맛집 투어, 행정타운 투어 등. 한마디로 대전은 관광의 멜팅 팟-융복합 관광도시로 가능성이 있다.

두 해 전 한 설문조사에서 대전시민들은 대전의 현재 이미지를 과학·교통도시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미래 이미지는 과학·문화관광도시로 보는 답이 많았다.

2019년은 대전이 시로 승격된 지 70년, 광역시로 승격된 지는 30주년을 맞는 해다. 대전시는 이때를 대전관광산업의 전환점으로 보고 `대전방문의 해`로 만들기 위한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간 대전관광의 이미지와 콘텐츠가 약하다는 지적을 잘 살펴 보완하고, 엮고, 홍보해 대전을 새롭게 보고 찾도록 하자는 구상이다.

하드웨어 측면의 관광명물을 조성하고 소프트웨어적 요소들을 지역 여행가와 주민이 함께 참여해 만들어 가는 `공정관광`으로 정립·활성화해 간다면 대전도 매력 있는 관광도시로 회자되리라 생각한다.

관광(觀光)은 빛을 보는 것이다. 새로운 빛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눈을 크게 뜨고 원래의 빛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곧 추석이다. 대전에 머물거나 외지로 나가거나, 시민들께서 친지들에게 좀 더 자신 있게 "우리 대전도 볼 거 많아"라고 얘기해 주길 바란다.

우승제 <대전시 관광진흥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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