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집행방해 사범이 늘어난다는 것은 공권력 경시풍조가 확산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문제는 공무집행방해 사범 대부분이 술 취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지난 2012년부터 올 7월까지 전국에서 검거된 공무집행방해 사범 8만 613명 중 71%인 5만 7298명이 술 취한 상태에서 일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이 다치는 심각한 폭력의 79%는 술 취한 사람에 의한 것이라고 한다. 이는 술 취한 사람에 대해 관대한 우리 사회의 분위기와 무관하지 않다고 할 것이다. `술 먹고 한 실수`라거나 `술이 범인`이라는 변명이 통하고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러한 인식은 잘못을 바로잡거나 재발을 막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공권력은 나라의 기강과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힘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공권력이 무너지거나 무력해지면 그 폐해는 결국 시민들에게 돌아오기 마련이다. 그동안 경찰 공권력이 무시당하는 불법·탈법 현장을 지켜본 국민들도 적지 않다. 공권력이 무너지거나 방해받지 않도록 경찰 스스로 노력해야 한다. 술이 핑계거리가 되는 일도 마찬가지다. 술 취했다고 해서 폭언이나 폭력에 대한 처벌이 가벼워지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 공권력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술 취한 공무집행방해 사범에 대해서도 엄히 다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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