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출신 한국당 의원 12명이 어제 여의도 한 식당에서 정례회동을 가졌다고 한다. 대전 및 충남·북을 합친 지역구 의원 14명 중에서 몇 명이 불참한 반면 지역 연고가 있는 비례대표 의원 2명이 합류함으로써 그런대로 결속력을 확인하는 자리가 되었음 직하다. 충청권 출신들 의원들이 따로 모여 밥을 먹는 장면에 대한 해석은 상대적일 수 있지만 그럼에도 시간과 일정을 맞춰 국회 밖에서 머리를 맞댄대서 트집 잡힐 이유는 없다.

세종 1석을 포함해 충청권 전체 의석수는 27개이다. 이를 작년 총선에서 한국당 전신인 당시 새누리당이 14석을 점유했고 나머지 13석은 민주당이 차지했다. 보수, 진보로 대변되는 양대 정당이 이처럼 사이 좋게 표심을 배분 받음으로써 타 권역에서는 좀처럼 실현되기 어려운 정치지형이 충청권에서 구축됐다는 평가를 낳았다. 이후 대통령 탄핵사태를 거쳐 지난 5월 조기 대선을 분수령으로 정치권력이 교체되면서 민주당 충청 의원들 주가는 상승세였지만 야당으로 전락한 한국당 충청 의원들은 대체로 기세가 한풀 꺾였음을 부정할 수 없다. 권력의 양지와 음지가 교차한 만큼 한국당 충청 의원들의 입지와 정치적 활동 공간이 좁아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어제 모임을 주목하는 일차적인 이유도 여기에서 찾아진다. 요컨대 충청권을 떼어놓고 볼 때 한국당 의원들은 숫자적으로 우위에 있다. 그런 정치세력이 지역민들 의사를 힘 있게 대변하고 있는지, 아울러 충청의 핵심적 이해가 걸려있는 정책과제나 국정현안에 대해 맥을 잘 짚고 있는지 등에 대해 궁금증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하다. 게다가 의원들이 얼굴을 마주할 기회가 주어졌다면 그에 걸맞은 지역을 향한 메시지가 나오는 게 모양새 면에서 좋기 때문이다.

어제 회동은 거기까지는 못 갔던 것 같다. 대통령 특보 비판 발언으로 코너에 몰린 듯한 논산 출신 송영무 국방장관이 주된 관심사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새 정부 각료지만 동향정서가 작용했을 법하며 또 그럴 수 있다고 보지만 의제치고는 미흡해 보였다. 좀더 큰 그림을 더불어 공유하는 자리가 됐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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