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 산하 96개 사업장의 집단쟁의조정 신청에 대한 조정기간 만료가 임박하면서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원만한 조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19일 보건의료노조 을지대병원지부 등에 따르면 보건의료노조는 보건의료인력 확충,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을 핵심요구로 내걸고 지난 5일 집단 쟁의조정신청을 접수했다. 하지만 조정기간 내 인력확충과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기간이 만료되는 20일 파업전야제 이후 21일부터 파업에 돌입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미 96개 사업장 중 76개 사업장에서는 90%가 넘는 찬성률로 쟁의행의를 가결한 상황이다. 지역 내에서는 을지대병원이 조합원 94.2%의 찬성으로 쟁의행위를 가결했다. 특히 을지대병원 지부는 병원수익이 타병원에 비해 높으면서도 인건비에 대한 투자는 과도하게 적다고 주장하고 있다.

을지대병원 지부가 확보한 자료를 살펴보면 을지대병원의 총수익대비 인건비 비율은 16.4%로, 비교 대상으로 삼고 있는 단국대병원(36.7%), 건양대병원(20%) 보다 적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을지대병원의 지난해 총 수입은 3827억 여원으로 건양대병원(3408억 여원), 단국대병원(2665억 여원)보다 높았지만 인건비는 628억 여원으로 두 병원(건양대병원 680억 여원, 단국대병원 977억 여원)보다 낮았다.

을지대병원 지부 관계자는 "고유목적 사업비, 법인전출금 등은 과다하게 집행하면서 경영상의 이유로 임금인상이 불가하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없다"며 "향후 조정 결과에 따라 파업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파업이 진행된다면 병원 운영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해 10월 을지대병원 지부가 부당전보·노조 탈퇴 종용과 같은 부당노동행위 등을 이유로 파업에 돌입하면서, 병원은 당일 외래진료 등에 어려움을 겪은 바 있다.

을지대병원 관계자는 "일단 교섭을 원만하게 진행해서 파업 사태까지는 이르지 않게 할 것"이라며 "혹여나 파업이 진행되더라도 환자들에게 불편이 없도록 최대한 노력할 것"이라고 답했다.박영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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