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년을 시작으로 제10회를 맞이하는 청주공예비엔날레가 그동안 담아온 많은 담론과 이슈는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있는가? 그래서 무엇이 공예인가?

이 질문에 대해 기획전이 고민한 답변은 `RE:CRAFT`다.

무엇이 공예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에 대해 풀어가야 실마리를 찾기 이전에 예술가로서, 전시 감독으로서 충분한 자격과 역량은 갖추었는가는 둘째 치더라도, 함축적이면서도 다의적인 이 화두를 어떻게 이해하고 정의하는가에 따라 본 기획 전시의 시작과 끝에서 마주할 결과가 천차만별 달리한다는 것이 오히려 고민의 핵심이다.

그래서 무엇인 공예인가? 라는 질문에 대해 세 가지의 시선에서 공예에 대한 이야기로 풀어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첫째로 `미술(Art)과 공예(Craft)의 미묘한 동거관계`, 둘째로 `과거로부터 자유로운 공예는 공예인가?` 마지막으로 `아날로그의 시대를 넘어 디지털 시대의 손은 어디로 향하는가?`이다.

더불어 세 가지 시선은 △우주:7개의 방(Universe:7 Spaces) △공예의 시간(Time in Craft) △심미적 관계(Aesthetic Relation) △품다(Embrace)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전시 시나리오로 근원적인 물음을 관통하는 한 편의 서사를 만들고 싶었다.

이번 청주공예비엔날레 기획전 첫 섹션에 시작되는 첫 문장은 `공예비엔날레에 공예작가는 없다`다.

현대미술계에서 왕성한 활동하는 7인의 예술가들에게 `공예적 미술(Crafty Art)`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물성(재료)와 기능(실용), 제작기법을 중심으로 공예를 바라보는 전통적 장식예술에서 벗어나는 힘이 무엇인지에 대한 미시적인 실험을 시도한다.

이 실험은 작품의 물성을 중심으로 바라보던 기존 공예 전시에서 시공간, 감각을 중심으로의 전환하기 위한 시도이다.

이로써 현대미술작가에게 던져진 7개의 방(Universe:7 Spaces)은 물성을 넘어 시공간의 차용, 감각의 차용을 통해 물성으로부터 기인한 현대공예의 확장성과 그 대안성을 찾아 나아가는 새로운 단서를 우리에게 보여준다.

두 번째 섹션인 `공예의 시간(Time in Craft)`에서는 동시대성을 화두로 전통-현대-미래를 잇는 공예예술의 흐름을 담는다.

전통적 공예와 현대적 공예, 미디어적 공예 사이에 존재하는 담론들을 중심으로 한 공간에 16명의 작가의 작품을 선보인다.

현대공예의 탈장르, 혼성, 실험은 현대미술에 대한 도전인가? 동경인가?

동시대성(contemporaneity)은 한국공예에 `공예의 외부의 것(non-craft)`으로 공예를 확장하고 있는가? 아니면 전통적 공예의 종말 또는 위기인가?

이러한 질문을 통해 옛것과 새것 사이 존재하는 한국공예의 현주소를 조망하고, 새로운 미래공예로의 확장성을 확인하는 기회를 갖는다.

세 번째 섹션 `심미적 관계(Aesthetic Relation)`에서는 시대와 문화에 따라 변모하는 공예의 `심미성`의 기준과 작품 표면의 패턴, 질감, 양감 등의 `장식성` 화두로 현대공예(조형) 작가와 미디어아티스트의 협업을 통해 이미지를 투영해 시각, 청각적으로 경험하고 심미적 착시를 불러온다.

공예(조형)작가와 미디어아티스트가 8팀으로 구성돼 작품 위에 작품을 더하는 `순차협업`방식으로 상징적이고 예술적인 의미를 지닌 새로운 조형언어의 융합을 시도하고, 그 가능성은 실험한다.

그 실험은 대중적 눈높이에 맞춰, 청주공예비엔날레에 찾아오시는 일반 관람객들에게 공예의 심미성과 장식미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정리해 보는 경험을 선사한다.

마지막 섹션인 `품다(Embrace)` 에서는 지난 1-9회 청주공예비엔날레 참여작가 10인의 공예가를 선정해 작품 넘어 그 이상을 들여다본다.

공예가의 손, 작품, 영감, 아뜰리에, 도시를 미디어에 담아 `사람-손-예술정신-삶-공간을 관통하다!`라는 콘셉트로 4면의 벽면과 바닥을 둘러싼 거대한 미디어아트 공간에 펼쳐진다.

관람객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는 인터렉티브 전시로, 공예는 결국 인간의 손에서 탄생하고 삶의 예술로서 공예의 가치는 공예가를 넘어서 사람과 사람, 사람과 도시로 연결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송대규 2017청주공예비엔날레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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