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셜발레단 '백조의 호수'

Swan Lake_군무
Swan Lake_군무
`푸른 달빛이 비치는 신비로운 호숫가, 우아한 `클래식 튀튀`(Classic tutu)를 입은 발레리나들이 시시각각 대열을 바꾸며 춤춘다.`

`발레 블랑`(Ballet Blanc·흰색 발레)이라고 불리는 이 장면은 `백조의 호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명장면으로 인식되고 있다.

1875년 모스크바 볼쇼이 극장의 관리인 베기체프가 쓴 발레 대본 `백조의 호수`에 차이코프스키가 작곡을 한 이 발레극은 고전발레 레퍼토리 중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너무나 잘 알려진 차이코프스키의 유려한 음악, `백조` 하면 떠오르는 순백의 발레리나 군무, 여주인공의 1인 2역, 신비로운 호숫가 장면과 화려한 왕궁 장면으로 확연히 대비되는 무대 등 관객이 발레에 기대할 수 있는 모든 요소를 포함하고 있어서다.

대전예술의전당은 25일과 26일 이틀간 예당 아트홀에서 유니버셜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를 세 차례 공연한다. 이번 공연에는 강미선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최지원과 이동탁이 합을 맞춘다.

1992년 국내 발레단으로서는 최초로 러시아 키로프마린스키발레단 버전의 `백조의 호수`를 올린 유니버설발레단은 한 치의 흐트러짐 없는 백조의 군무를 내보이며 동양의 발레단으로서는 처음으로 세계로부터 인정받았다. 유니버설발레단 군무의 탁월한 예술성은 1998년 미국 뉴욕의 링컨센터에서 한 공연을 보고 평론가 안나 키셀코프가 뉴욕타임즈에 "군무, 특히 백조의 호수에서의 백조들이나 호숫가 장면들은 세계적인 발레단도 무색케 할 정도였다"고 호평하는 평론을 기고하면서 세계적 반열에 올랐다.

유니버셜발레단의 무대는 그 동안 수차례의 공연을 거치면서 변화하는 관객의 기호에 맞게 일부분을 수정, 보완했다. 기존 3시간에 이르는 3막 4장의 버전을 1시간 앞당겨 2시간 정도의 2막 4장으로 콤팩트하게 재구성해 속도감을 높였다.

마지막 호숫가 장면에서는 `흑조`들의 군무를 추가해 흑백이 대비되는 절정의 군무로 재탄생시켰다. 지그프리드 왕자와 로트바르트의 마지막 싸움에서는 왕자의 독무를 추가, 그의 비장함을 강조했다. 특히 1992년 국내 초연 이래 24년 만에 최초로 해피엔딩의 버전을 선택하면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감동을 전한다.

이번 공연에는 주역과 군무 이외에도 솔리스트들이 각자의 개성과 기량을 보여주는 풍성한 춤들도 많이 배치됐다. 1막에서는 왕궁 귀족들이 추는 `왈츠`, 지그프리드 왕자와 친구들이 추는 3인무 `파 드 트루아`(Pas de Trois), 백조 군무 사이에 등장하는 `네 마리 작은 백조`와 `세 마리 큰 백조`의 춤이 볼 만하다.

화려한 춤이 펼쳐지는 2막은 지그프리드 왕자에게 청혼하러 온 각 나라 공주들의 춤과 세련된 발레로 녹여낸 스페인·헝가리·폴란드·나폴리의 민속춤들로 축제의 흥겨움을 더한다. 극 중에서 감초 역할을 하는 궁중 광대 `제스터의 춤`도 남성 솔리스트의 테크닉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하이라이트는 바로 흑조 `오딜`의 춤. 고혹적인 자태로 지그프리드 왕자를 유혹하면서 절정의 순간에 연속 32회전 `푸에떼`(Foutte)의 테크닉으로 왕자의 마음을 빼앗는 순간, 객석의 관객들도 어느새 그녀에게 매혹될 것이다. 2막 2장의 대미는 악마 로트바르트, 지그프리드 왕자 그리고 오데트 공주의 목숨을 건 싸움. 뒤늦게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지그프리드 왕자는 사랑하는 오데트를 위해 사력을 다해 로트바르트를 물리치고 행복의 순간을 맞이한다. 이렇듯 짜임새 있는 구성으로 백조의 호수가 단순한 클래식 발레가 아니라 탄탄한 드라마를 갖춘 걸작임을 증명한다.

25일 오후 7시 30분 및 26일 오후 3시·7시 공연. R석 7만 원, S석 5만 원, A석 3만 원, B석 2만 원, C석 1만 원. 문의 ☎ 042(270)8333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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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an Lake_1막 왕궁 무도회
Swan Lake_1막 왕궁 무도회
Swan Lake_1막 왕궁 무도회(홍향기x강민우)
Swan Lake_1막 왕궁 무도회(홍향기x강민우)
Swan Lake_1막 밤의 호숫가
Swan Lake_1막 밤의 호숫가

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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