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약창] 자기 조직 이식·보형물 삽입 통한 수술

한 때 우리나라 여성들 사이에서는 산부인과와 외과, 영상의학과를 돌며 진찰을 받는 것이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다. 주말 드라마의 주인공이 자궁암을 앓게 되면 산부인과를 찾고 유방암을 앓게 되면 외과를 찾았던 이유에서다. 과거에는 중년 여성에게만 발생하리라 생각되던 유방암이 미혼 여성에게 발생하는 경우가 급격히 증가했고, 이에 따라 가장 소중하다고 할 수 있는 유방을 잃는 경우도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됐다. 지금 우리나라 여성의 유방암은 갑상선암에 이어 암 발생 비율 2위가 되어 있으니 말이다.

유방암 수술은 암이 있는 병변뿐만 아니라 육안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을 감안, 주위 조직까지 포함해 제거한다. 이때 수술실에서 냉동절편 조직검사라는 방법을 통해 절제된 부위에 남아있는 암세포가 없는지 확인하게 된다. 과거에는 유방암의 병기에 상관없이 유방조직을 모두 다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었으나 최근에는 보조적 요법의 발달로 부분절제술 후 방사선 치료를 하기도 한다. 어떤 수술법을 선택할 것인가 결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에 따른 병기이다. 즉 상피내암이나 전이가 적은 암은 부분절제술, 그 이상 진전된 암은 유방조직을 다 제거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서구와 달리 젊은 나이에 유방암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유방암에 걸리면 치료를 위해 가슴을 잘라내는 수술을 받게 되는데, 수술을 받은 대부분의 여성들은 생명을 되찾은 기쁨 뒤 가슴을 잃었다는 것에 큰 충격을 받고 심한 우울증을 겪게 된다. 많은 환자들이 유방이 없어진다는 것을 여성으로서의 삶이 끝난 것이나 다름없다고 여기는 것을 보면, 그만큼 여성에게 유방은 생명만큼 귀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경우 유방 재건 수술을 통해 새로운 가슴을 갖게 되면 정신적인 만족감은 매우 커지게 될 것이다.

유방 재건술은 유방 제거술 후 동시에 유방 재건술을 시행하는 즉시유방재건술이 있는데 이 방법은 일반적으로 1기 유방암 환자나 방사선 치료의 가능성이 높지 않은 2기 유방암 환자에게 시행한다. 즉시유방재건은 암 제거와 동시에 재건을 함으로써 수술의 만족도가 높고 환자의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수술 중에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지 않은 위험을 안고 수술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방사선치료가 예정돼 있는 환자들은 유방암 제거술 후 약 3-9개월 뒤 암의 재발이나 전이가 없고 수술 후 흉터가 부드러워진 후 재건하는 지연재건수술 방법이 있다.

유방재건술의 목적은 부드럽고 양측이 대칭적이며 촉감이나 색상이 원래의 가슴과 유사하게 만드는데 있다. 하지만 방사선 치료를 받은 유방암 환자에게 재건술을 시행하게 되면 모양이나 대칭성 및 색상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재건한 가슴의 가장자리가 괴사하거나 잘 낫지 않고 피부가 손상되는 빈도가 증가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수술 시기의 선정은 암의 진행정도에 따라 결정되며, 유방암을 전문으로 하는 외과 전문의와 상의해 결정하게 된다.

유방 재건술을 하는 방법은 크게 두 종류다. 하나는 자기 조직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주로 복부와 등, 엉덩이 조직 등을 이용해 유방을 복원하는데 이 중에서 아랫배 피부와 지방, 배 근육을 동시에 옮겨주는 방법이 가장 흔하게 이용된다. 촉감이 실제와 비슷하고, 크기의 조절이 가능해 큰 유방도 재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방법은 보형물 삽입이다. 가슴 근육 밑에 실리콘 주머니를 넣어 유방을 재건하는 방식이다. 유방 모양이 표준에 가깝고, 자가 조직을 충분히 떼어낼 수 없는 마른체형 여성에게 적용한다. 과거에는 이러한 수술들이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해 상당한 부담이 됐지만 지금은 보험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김재룡 성형외과 원장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