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학년도 수능개편안을 놓고 찬성과 반대에 대한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점수경쟁을 초래하는 현재의 수능체제를 절대평가 방식으로 전환해 경쟁이 다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있는 반면, 절대평가 확대로 대학들이 학생들의 변별력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와 정면으로 배치된다.

◇ 9등급 절대평가 적용 과목에 `눈길` = 개편안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절대평가 범위 확대다. 현행 수능의 경우 영어·한국사를 뺀 나머지 과목은 상대평가다. 이렇게 변화되면 수험생들의 점수경쟁을 다소 줄일 수 있다는 게 찬성 측의 반응이다.

교육당국 역시 수능 상대평가가 학생 간 무한경쟁을 촉발하고 난도가 높은 문제를 필요 이상으로 출제하게 만든다는 점을 들어 절대평가 확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영어와 한국사처럼 절대평가 영역을 늘리겠다는 것이다. 이날 발표된 개편안을 보면 1안은 국어·수학·탐구과목을 상대평가로 남겨두고, 새로 도입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영역과 제2외국어·한문 영역을 절대평가로 바꾼다. 이렇게 되면 국어·수학과 탐구과목에서 최소한의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다. 새로 도입되는 통합사회·통합과학에 대한 수험생의 시험 부담을 줄이고, 아랍어 쏠림 현상 등 제2외국어·한문 영역의 왜곡현상도 줄일 수 있다.

2안은 모든 과목을 절대평가로 전환하는 방안이다. 이렇게 되면 변별력은 다소 떨어지지만 학생들은 다른 학생의 석차를 신경 쓸 필요 없이 자신이 해당 영역의 성취 기준을 제대로 충족했는지 점검하면서 공부할 수 있다.

절대평가 체계는 영어·한국사와 같은 9등급이 될 전망이다. 등급을 더 나누면 학생들의 시험 부담이 증가해 절대평가의 취지가 퇴색할 수 있고, 등급을 줄이면 변별력이 너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절대평가 확대로 "또 다른 문제 양산" = 대학과 교육 전문가들은 절대평가 도입으로 학생 개개인에 대한 수능 변별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 때문에 대학들은 학생부종합전형(학종) 비중을 늘리거나 새로운 전형을 도입해 학교 현장에 또 다른 폐해를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일부는 절대평가 시행으로 수능의 변별력이 크게 떨어져 사교육비가 상승할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한다. 또 주요 대학은 수능전형인 정시모집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고 있다.

지역 대학 입학처 관계자는 "기존 상대평가 방식은 성적순 상위 4% 이내만 1등급을 받았지만 절대평가로 전환되면 100점 만점에 90점 이상이면 1등급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변별력에 대한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 때문에 상위권 대학들은 입학 고사를 다시 부활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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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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