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착공해 2019년 완공할 계획이었던 대전 사이언스콤플렉스 사업이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사업 주체인 신세계 측이 사이언스타워 등 설계 디자인 변경에 나서면서 행정 절차가 뒤로 미뤄졌다. 완공 시점도 2020년으로 1년 늦춰질 수 있다고 한다. 새 디자인은 다음 달 시 실무부서의 검토 과정을 거쳐 10월 열리는 통합심의위원회 손으로 간다. 행정절차가 순조롭게 이뤄지면 12월 착공이 가능하지만 낙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대전시민의 염원이 난기류에 휩싸이는 건 아닌 지 우려가 나온다. 롯데의 갑질과 대전시의 행정력 부족으로 무산된 유성복합터미널 사태를 목도한 시민들로선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라는 식이다.

사이언스콤플렉스는 유성구 도룡동 엑스포과학공원 내 5만1614㎡의 부지에 지하 3층, 지상 43층의 사이언스 몰과 높이 193m의 사이언스타워를 건립하는 사업이다. 과학을 비롯 문화, 쇼핑, 의료, 숙박 등이 어우러진 복합엔터테인먼트 시설이다. 사업비만도 6000억 원을 육박한다. 무엇보다 20여 년 간 애물단지로 전락한 엑스포과학공원을 되살려야 한다는 점에서 공공성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93대전엑스포 기념 차원을 넘어 과학도시 대전의 미래를 위해 국민 과학교육의 장으로 활용하는 데 최우선적 가치를 둬야 한다는 의미다. 사업의 본질은 엑스포재창조사업이란 사실을 망각해선 안 되겠다.

신세계가 설계 디자인을 변경하기로 한 데는 사이언스콤플렉스를 중부권 최고의 랜드마크 사업으로 확대하도록 지시한 경영진 의사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를 곧이 곧대로 믿을 시민은 많지 않을 듯 하다. 되레 수익을 추구하는 민간 사업자의 전형적인 `밀당`(밀고 당기기)이 아니겠느냐는 시각이 부자연스럽지 않다. 신세계백화점 장재영 사장이 29일 시를 찾아와 변경 안을 직접 설명하고 추진 의지를 공개적으로 천명할 예정이라니 당초의 개발방향과 어긋남은 없는 지부터 촘촘히 들여다 보기 바란다. 시는 착공이 미뤄진 게 옥동자 탄생을 위한 진통에 그치도록 행정력을 발휘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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