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티 그리너리

이 책은 도시에서도 다양한 자연의 친구를 만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도 기다릴 필요가 없다. 사진 찍을 스마트폰을 들고, 아이 손을 잡고, 우리를 안내해줄 이 책을 들고 거리로 나서자. 그리고 아파트단지의 화단으로, 개천가로, 가로수로 눈길을 돌려보자. 여름에는 어떤 생명을 만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숲해설가이자 도시사회운동가로 오랫동안 활동한 인물이다. 숲해설가로서 숲을 찾은 이들을 안내하고, 도시사회운동가로서 여러 사회활동을 해왔다.

카메라를 들고 나선 저자는 동네에서 이런저런 사진을 찍으며 생명을 관찰하고 그 생명들이 어떻게 삶을 이어가는지 설명한다. 단순히 도시에 사는 생명들의 이름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그 생명들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과학적 원리를 탐구한다.

예를 들어 꽃가루를 잔뜩 뒤집어쓴 벌의 사진을 볼 수 있는데, 그 사진은 벌의 입장에서는 꽃에서 꿀을 채취하는 모습이지만 꽃의 입장에선 벌을 이용해 짝짓기 하려는 장면이다.

우리가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도시의 1㎡의 땅에서도 수많은 생명이 살아 숨 쉰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도시 곳곳은 생태 체험 현장이 될 수 있다. 호기심 많은 아이에게는 놀이터가 될 것이며 일상에 지친 도시인에게는 새로운 활력을 제공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도시를 산책하면서도 약동하는 자연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동네 구석구석을 누비며 우리가 그냥 지나친 다양한 생명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했다. 저자가 직접 찍은 여러 사진은 우리가 어떤 친구들을 그냥 지나쳤는지 일깨워 준다.

이 책을 들고 거리를 나서면 우리 주위에 살고 있던 이웃들을 새삼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또 저자의 따뜻하면서도 재치 있는 필체는 우리 곁에 있는 것들의 소중함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이호창 기자

최성용 지음/ 동아시아/ 348쪽/ 1만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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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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